1954년 가을, 전쟁의 잿더미에서 태어난 소식지 몇 장. 그 작은 떡잎이 오늘 60살이라는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랐다. 부대신문 발행 60주년! 60년대 중반까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미숙한 시절을 영양실조에 허덕였다.

나라의 재건과 군부독재에 항거하던 70, 80년대 피끓는 청춘기에는 땀과 눈물과 생채기를 안고서도 희망과 패기는 마그마처럼 끓어올랐다. 간헐적 분출은 마침내 대폭발로 넘쳐흘렀으니, 이른바 우리가 기억하는 10.16사태이다. 신문발행 중단과 속간에 이어 검열의 홍역 속에 80년대를 겪었다. 이제 그런 혼동과 격변의 시대는 선배들의 기억 속에나 남아있을 뿐이고, 캠퍼스의 낭만 또한 지난 세대들의 가슴 속에 묻은, 빛바랜 화면들에 불과하다. 보다 나은 사회라는 공동선을 향한, 이삼십년 전의 갈망 또한 옛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낭만 정도로 전설화 되고, 대신 냉엄한 현실과 경제적인 이유가 모든 것을 우선하는 대학의 현실과 마주한다. 개인주의에 따른 파편화가 익숙해진 캠퍼스에는 불안한 미래를 염려하는 두려운 눈동자로 가득하다.

사욕에 찌든 정치와 미숙한 정책으로 수십 년간 나라의 관심과 역량이 오로지 수도권 한 곳으로만 집중된 나머지, 그 외 국민들은 부차적 관심대상이라는 차별화가 생겼다. 교육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수도권 대학 외 모든 대학들이 주변부로 전락하여,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개혁내지 폐지의 대상으로 밀려났다. 우리대학 역시 그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런데 이런 퇴보적이고 불평등한 상황은 그 자체가 국가퇴행의 길인바, 장기적으로 보면 감내할 이유도, 지속되어야할 명분도 없다. 사회발전을 믿는다면 정치발전과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이 바로 공동선에 이르는 길이라는 자각이 비등할 것이며, 누적된 잘못이 고쳐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런 예상은 우리가 낙천주의자여서만이 아니라, 지성을 가진 집단이라면, 그래서 그런 자정 능력을 가질 젊은이를 양성하는 스승들이 존재하는 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발전방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모아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매체의 폭발적 증가와 스마트폰의 일반화 등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부대신문도 예외 없이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창간 60주년에 맞춰서 판형을 대판에서 베를리너판으로, 지면을 12면에서 16면으로 늘리는 변화를 보였다. 내용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거듭하되, 무엇보다 ‘진리추구와 불의에 항거하는 효원인의 정신’을 굳건히 계승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

환갑을 지난 인생의 통찰력. 이 수식어가 바로 60주년을 맞은 부대신문의 지향점일 것이다. 또 오늘날 인생 육십이 새로 시작하는 젊음이듯이, 부대신문도 젊음과 패기를 잃지 말고 원숙의 정체성을 유지해야할 것이다. 앞으로도 부대신문은 모교의 변화와 개혁을 함께하거나 이끌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대학언론으로 진화해야하며, 온 효원인의 한결같은 지지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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