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가작

저 아래 터전에는
올려다보던 당신이 있었는데
햇살이 분명 따뜻했던 것 같은데
가슴엔 철새들만 울어댔다

당신의 시선에는 과정이 없다
혹은 잃은 것이었던가
미안함인가
후회인가
부끄러움인가

옛날 사람도 아닌데 고무신 신고
늙을대로 늙었는데 나잇살도 없다
그 모든 것 보람 없이
당신 시선 쏟아낸 곳에서
가난한 냄새 똑같이 풍기었던가

그래서 나는 아빠, 하고 부르고 싶었는데
금새 또 큼,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렸던가

당신의 죄목은
미안함인가
후회인가
부끄러움인가

아빠, 하고 부르는 대신
나도 같이 고개를 돌렸다
햇살이 분명 따뜻했는데
가슴엔 철새들만 울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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