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1948년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대학은 60, 70년대에 부산, 영남지역은 물론 가히 전국의 인재들이 몰려들었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분야에 핵심인력으로 활동하는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이후 ‘인 서울’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교육-문화-경제-정치 등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은 황폐화 되었고, 지역의 대학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와 취업대상기업의 수도권집중으로 인해 특단의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 한 지역의 대학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우리대학을 포함한 지역거점대학들은 국가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지역의 특색에 맞게 고루 양성하는 책무를 다해 왔다. 대부분 정책실패로 야기된 대학입학자원 감소와 고급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의 수도권 집중 및 고착 등으로, 수도권 사립대학에 비해 지역거점국립대학의 경쟁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말 정부는 1천억 원 규모의 지방대학 경쟁력재고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위기의 지역거점대학들을 구하는데 한없이 부족한 재원이다. 입학정원감소를 유도하는 수준의 CK 사업과 같은 정책 수단으로도 수도권외의 우수한 대학의 전망은 어두울 따름이다. 이런 때일수록 일반시민들이 체감하는 우리대학의 중량감이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국립대 BK21 플러스 사업 최대 선정, 8-10대 대기업 이사에 졸업생 분포율, 세계대학 순위 상승 및 뛰어난 연구학술활동 등 학계, 산업계 등에서 높은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어서 그나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간단하지 않겠지만 적극적이고 입체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할 때이다. 첫째, 고급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우리 도시에 유치될 수 있도록 교수들이 부산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홀대가 계속된다고 부산이 독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동남경제권의 핵이 되어 산업과 고급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우리대학이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 둘째, 과거 70년대 까지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했었다는 장밋빛 기억을 지우고, 우리의 실제 위치를 인식하는 가운데 학과별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많은 학과들이 국제적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교당국과 교수들은 우리졸업생들이 한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 준비된 졸업생을 배출하여야 한다. 넷째, 국가가 만든 대학을 일개 사립대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교육부나 중앙부처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 수월성이 있는 교육과 연구 활동을 수행해야하며, 우리대학 구성원의 우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외부요인들로 인해 변화를 강요당하기전에 스스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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