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영화 <다이빙벨>

   
 

최근 다양성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다양성 영화를 보고 싶어도 어떤 영화를 어떻게 볼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부대신문이 좋은 다양성 영화를 선정해 10회에 걸쳐서 소개한다.

-⑥영화<다이빙벨>

2014년 4월 16일, 수많은 사람들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 비참한 현장을 목도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선박을 무리하게 증축한 선사,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선원, 현장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펜대를 휘두르는 언론, 대응이 늦은 정부까지, 분노의 대상은 매우 다양했다. 특히 언론과 정부의 늑장 대응은 ‘기레기’라는 단어나 여러 망언들을 양산해내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다.

‘다이빙벨’ 또한 논란의 한 축이었다. 한 방송사의 인터뷰로 불붙은 다이빙벨 투입 논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어젠더가 될 정도로 수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후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와 ‘다이빙벨은 구조 작업에 방해만 될 뿐이다’라는 두 입장으로 대표되는 온갖 보도가 쏟아졌다.

세월호 사건 이후 6개월째, 이처럼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던 다이빙벨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다. <다이빙벨>이다. 이 영화는 다이빙벨이 투입되고 실패로 규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다이빙벨’을 다루는 언론과 정부의 태도를 지적한다. 우리가 단편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은 이 영화에서 좀 더 명확하게 표현된다. 오로지 다이빙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흘째, 이상호 기자는 팽목항 현장을 생중계한다. 아수라장을 취재하던 중 이상호 기자는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에게 잠수부의 수중 활동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려준다는 ‘다이빙벨’에 대해 듣게 된다. 카메라는 팽목항에서 다이빙벨의 투입을 요구하는 이상호 기자와 이종인 대표의 모습을 담는다. 그리고 다이빙벨이 어떻게 팽목항에 왔고 바다로 나가게 되었는지 쫓는다. 결국 다이빙벨은 투입되고, ‘구조 실패’라는 보도만 남았지만 <다이빙벨>은 강하게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실패를 실패라고 할 수 있는가?’

영화는 세월호 사태에서 부각된 언론과 구조본부의 행태에 초점을 맞춘다. 투입 현장을 보지도 않은 채 ‘실패’라는 보도를 하는 언론과 투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구조본부. 보름동안 이어진 사건 현장에서의 승강이가 여과 없이 드러난 장면을 보면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필연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논란이 악재만 된 건 아니다. 영화제에서 상영 중지 압력을 받고 테러 위협도 가해지는 상황들은 역설적으로 이 영화를 가장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로 만들었다. 적은 상영관 수에도 1만 관객을 넘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영화가 결코 공정하다고는 말할 수 는 없다. 한쪽의 입장만을 강하게 전하고 있음은 물론,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근거 역시 부족하다. 또한 여러 번 관련 매체에서 지적되었듯 다큐멘터리로서의 완성도 역시 낮다. 관객에게 노골적으로 공감을 요구하는 부분도 보인다. 이종인 대표가 다이빙벨 투입을 불허하는 정부에 울분을 토하는 장면에서는 ‘의도된 연출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적 과장, 매끄럽지 못한 연출과는 상관없이, <다이빙벨>은 그날 다이빙벨을 실은 배 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배 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영화에서 드러난다. 분명 다이빙벨은 구조에 실패했다. 실종자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다이빙벨 논란이 다시 점화되지 않기를 바랐던 이들의 시도 역시 실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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