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터(이하 넉터)는 우리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곳이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며, 축제 때마다 열광적인 함성이 들려오는 넉터. 그 곳의 평범한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어떤 날, 넉터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8:30, 분주한, 하지만 차분한 아침
  이 시간의 넉터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과 교수들로 붐볐다. 많은 학생들이 무거운 눈꺼풀로 등교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빨리 등교해서 수업 전에 몸을 풀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아침 시간 넉터에서 친구들과 캐치볼을 하고 있던 윤형호(고분자공 2) 씨는 “아침 일찍 등교해서 남는 시간에 가볍게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9시가 다가올수록 학생들이 등교하는 물결은 점점 커지고 발걸음은 빨라졌다. 그들은 말 붙일 새도 없이 헉헉거리며 각자 수업을 듣는 건물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12:00, 잠깐만요, 점심 먹고 가실게요~
  밀물이 있으면 썰물도 있는 법. 강한 햇살이 비추는 정오의 넉터는 점심을 먹기 위해 움직이는 학생들로 분주하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점심 먹을 생각에 들뜬 듯 했다. 하지만 넉터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캠퍼스투어를 하는 고등학생, 내리쬐는 햇빛을 뚫고 농구를 하는 학생 등 많은 풍경이 정오의 넉터에 녹아 있다. 김도현(언어정보 13, 휴학) 씨는 “덥지만 날씨가 맑고 운동하기 좋아서 이 시간에 자주 한다”고 말했다.
 
15:00, 나른한 오후, 잠시 쉬어갑시다
  하루 중 가장 덥다는 3시, 수업이 있는 시간이라 넉터는 조용하다. 주위에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깐 벤치에 앉아서 쉬는 학생도 있다. 더운 탓인지 운동을 하던 학생들도 벤치에 앉아 지친 몸을 달랜다. 한쪽에는 한글날을 맞아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어교육과 김민섭(3) 회장은 “날씨가 덥지만 한글날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18:00, 해는 지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어느정도 기온도 내려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미처 하교하지 못한 학생들 몇몇이 넉터를 내려가고 있다. 농구코트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농구에 한창이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인문관 뒤로 해가 지면서 넉터의 가로등이 하나 둘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23:00, 하루를 마감하는 넉터의 모습
  밤이 깊었다. 불빛이 없는 넉터는 캄캄하다. 더 이상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탠드, 벤치 등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김찬현(부곡동, 21) 씨는 “조용하고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밤 시간에도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한켠에는 하루동안 쌓인 쓰레기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아침에 나와 고생하는 청소노동자 분들을 위해서라도 작은 쓰레기들은 직접 처리하는 게 어떨까.
 
  넉터는 그 이름만큼이나 많은 모습들을 담고 있다. 한창 분주하다가도 고요한 공간이 되고, 학생들뿐 아니라 주민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반복되는 변화. 그 모습들을 뒤로한 채, 넉터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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