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5주년을 맞은 부마항쟁.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유신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우리학교는 부마항쟁이 발생한 근원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때문에 학내를 둘러보면 10·16기념관, 제2도서관 앞의 기념비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부마항쟁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부대신문은 지난 7일부터 4일간 부마항쟁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봤다.

 
 
 
40%의 학생들 “부마항쟁 발상지가 우리학교라고?”
  학생들의 부마항쟁에 대한 인식은 저조한 편이었다. ‘우리학교가 부마항쟁의 발상지인 것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무려 40%(121)명의 학생이 ‘모른다’고 응답한 것이다. A(기계공 4) 씨는 “부마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평소에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60%(184명)의 학생들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23%, 70명), 학내에 있는 부마항쟁 관련 상징물을 통해서(18%, 56명) 알게 됐다고 답했다. B(독어독문 3) 씨는 “교과서를 통해 부마항쟁을 알게 됐다”며 “하지만 우리학교가 발상지인 것은 학교 안의 기념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10·16 부마항쟁탑과 부마항쟁 발원지 표지석, 10·16 기념관이 있다.
 
 
 
학생 83%, 부마항쟁 기리는 학내 행사 필요성 느껴
  97%(297명)의 학생들은 ‘부마항쟁이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부마항쟁의 민주화 기여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듯 약 83%(253명)의 학생들이 부마항쟁을 기리는 학내행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부마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53%, 161명) 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부마항쟁의 시초가 우리학교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서’(25%, 75명), ‘다른 대학에 비해 민주화를 기념할 만한 행사가 부족하기 때문에’(4%, 11명) 순으로 높았다.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김슬기 씨는 “학내 행사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부마항쟁에 대해 알게 됐으면 좋겠다”며 “이를 통해 과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 17%(52명)의 학생들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에 응답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마항쟁 자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저조한 참석률이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몇 년 째 대학 본부 측이 부마항쟁을 위해 준비하는 학내 행사는 시월제를 제외하곤 전무하다. 올해에도 학교 측에서 준비하는 학내 행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답법인의 형태로 ‘부산대학교 10.16 민주항쟁 기념사업회’가 존재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이 단체조차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민주항쟁 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는 차성환(일반사회교육) 강사는 “학교에 기념사업회가 있는데도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하나도 개최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해당 단체가 없어진 것도 아닌데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에 책임감을 느껴야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 부마행사과 관련된 학내행사로는 시월제가 유일하다. 하지만 시월제가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한 축제임을 아는 학생들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월제가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함임을 모른다’에 응답한 학생은 약 69%(209명)에 달했다. 이들은 총학생회의 홍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윤(중어중문 2) 씨는 “시월제가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함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축제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마항쟁에 대한 홍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참여도와 반응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이승백(법학 4) 회장은 “부마항쟁 관련 역사 강연을 진행하려고 해도 학생들의 참석률이 적을 것 같아 우려된다”며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데 위험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과거를 기록하고 계승하는 타 대학
  하지만 타 대학의 경우 해당 대학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다채로운 활동도 펼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전남대학교의 경우 5·18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해 5·18연구소를 설립했다. 5·18연구소는 학술대회, 세미나를 개최할 뿐 아니라 ‘5·18항쟁과 민주운동’이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의 인식도를 높이고 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임정섭 조교는 “꾸준한 연구 성과를 통해 5·18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가치, 민주인권 지역사회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학교는 매년 6월항쟁의 주역이었던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해당 행사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일반 학생들과 함께 진행된다. 일주일간의 추모기간 동안에는 추모제, 강연회, 홍보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노경호(사회 4) 집행위원장은 “동문인 이한열 열사를 통해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투쟁이 있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며 “민주 항쟁을 기억하고 학생들의 사회참여 의식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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