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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의 기억을 되짚다
  • 김민관 기자
  • 승인 2014.10.14 18:15
  • 호수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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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79년 10월 16일. 우리학교 시위에서 시작된 항쟁은 부산을 넘어 마산으로 퍼져나갔고, 결국 유신 독재 체제를 무너트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우리는 이 항쟁을 기려 부마민주항쟁이라고 부른다.

 
유신정권 말기, 민중들의 분노가 쌓이다
  부마민주항쟁이 발생하기 직전의 사회 분위기는 엄혹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기반으로 독재를 펼치고 있었다. 석유파동은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고, 서민들의 생활고는 가중되었다. 독재에 대한 피로감과 자유에 대한 열망은 커져갔다. 당시 우리학교 재학생이기도 했던 장동표(역사교육) 교수는 “민중항쟁은 생활적인 측면에서 출발한다”며 “당시 부산은 민중항쟁의 바탕이 되는 사회경제적 조건이 충분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와중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제명당하자 부산의 민심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누군가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한 준비가 된 것이다. 
  당시 우리학교 학생들은 유신 독재의 감시아래에서도 비밀리에 서클 활동을 하고 있었다. 독재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심도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1979년 10월 15일, 이진걸(기계설계, 졸업) 씨와 신재식(사회복지, 졸업) 씨가 각각 <민주 선언문>과 <민주투쟁선언문>을 돌리며 시위를 시도했다. 비록 불발되었지만 이 시도에서 학생들은 항쟁의 가능성을 보았다.
 
부마항쟁의 불길이 우리학교에서 타오르다
  다음 날인 16일 오전 10시 경. 인문사회관에서 수업을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 앞에 정광민(경제 78, 졸업) 씨가 섰다. 그는 밤새 인쇄한 <선언문>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열변을 토했다. 학생들은 강의실을 박차고 나섰고, 규모는 어느새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박기채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달려와서 해산을 종용했지만 학생들은 듣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정문이 열리고 경찰들이 최루 가스를 발포하며 학내로 진입했다. 초기에는 진압이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학내진입이 악수였음은 곧 드러났다. 교정이 최루 가스에 휩싸이자 강의실에 남아있던 학생들까지 몰려나와 돌을 던지며 저항한 것이다. 덕분에 시위대는 어느새 5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학생들은 경찰방어선을 뚫고 거리로 진출했다. 온천장과 명륜동 일대가 주 무대였다. 하지만 경찰들의 거센 진압작전에 밀린 학생들은 광복동과 남포동 일대로 시위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시민들을 열렬한 응원 속에 게릴라 시위가 벌어졌다. 소식을 들은 동아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교 학생들도 달려 나왔다. 해가 지고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시위대의 규모는 5만 명을 넘어섰다. 부마민주항쟁은 이제 학생시위가 아닌 민중항쟁이었다. 16일 밤 동안에만 11곳의 파출소가 습격당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은 땅바닥에 떨어져 짓밟혔다. 다음 날이자 유신 7주년이었던 17일에도 시위와 습격은 계속되었다.
 
실패했지만 성공한 항쟁
  당황한 박정희 정권은 18일 0시를 기해 부산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군대의 무차별 폭력 진압 앞에 시위대는 무너져 내렸다. 부산에서의 시위는 막을 내렸지만 시위는 마산으로 번져나갔다. 경남대학교 학생들을 시작으로 마산에서는 더욱 격렬한 시위가 벌여졌다. 시위가 전국으로 번질까 두려웠던 박정희 정권은 마산에도 군대를 투입해 강경 진압했다. 
 
  그렇게 부마민주항쟁은 실패하는 듯 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당하는 10.26 사건이 일어나면서 유신 독재는 끝을 맞이했다. 부마민주항쟁이 유신 독재에 종지부를 찍게 만든 것이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정인옥 사무처장은 “부마민주항쟁은 한국 4대 항쟁 중에 하나로, 역사의 흐름을 뒤바꾼 사건이었다”라고 평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학교가 중심역할을 하였음은 분명하다. 장동표 교수는 “부산대학교는 부마민주항쟁의 출발점이라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김민관 기자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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