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웹 사이트에 올렸고, 수사 당국은 용의자 추적을 위해 해당 자료를 수사에 활용했다. 말레이시아 실종 항공기를 찾을 때에도 수사를 위해 웹 사이트를 개설했다. 전 세계인에게 실종 항공기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 두 수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차용한 수사라는 것이다. 수사에도 활용되고 있는 크라우드 소싱, 대체 무엇일까?

 

 <크라우드 소싱의 구조> (=일러스트 조대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란 대중이 제품이나 창작물의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작업 과정의 일부를 개방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전문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외부 위탁업체에 위탁하는 ‘아웃 소싱’과는 차별화된다. 미국의 디자인 기업 쿼키(Quirky)가 크라우드 소싱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쿼키는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하는 회사다. 일반인이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네티즌의 판정과 기업의 평가를 통해 제품으로 개발되는 방식이다. 상품이 판매되기 시작하면 수익금의 최대 30%가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지급된다.

쿼키를 필두로 기업들은 이윤 창출을 위해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일반 대중의 참여를 통해 기업 활동의 능력이 향상되거나 일정한 성과가 있을 때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크라우드 소싱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아이디어를 인정받고 일정 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크라우드 소싱을 도입하고 있다. LG전자가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제품 개발을 시작했으며 최대 4%의 판매수익금도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분배한다.

크라우드 소싱의 형태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한겨레의 ‘전두환 재산 찾기 프로젝트’,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등 언론 매체들도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채택했다. ‘크라우드 소싱 저널리즘’이 등장한 것이 다. 신동희(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 교수는 “구독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뉴스의 가치를 구독자가 선별하고 매체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단순한 제보를 뛰어넘는 시민 참여 저널리즘의 형태”라고 평가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SNS를 활용한 소셜 소싱의 형태로도 발전하고 있다. 도미노피자 호주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원하는 소스와 토핑을 투표해 오늘의 피자를 선정하고, 해당 메뉴를 판매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크라우드 소싱 기법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크라우드 소싱은 아웃 소싱보다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참신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소싱 참여자들이 잠재적 고객이 돼 해당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등 이윤 창출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창호(한신대 경영) 교수는 “특정 분야나 제품에 따라서는 네티즌이 기업인보다 더 전문적인 경우도 있다”며 “소비자의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들의 아이디어가 제품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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