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마주한 문제의 해결책과 수익 창출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크라우드 소싱. 비용이 저렴하고 일반 대중으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기업은 대중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지만 대중에게 어떤 체계로 보상이 이뤄질지 명확하지 않다. 아직 크라우드 소싱에 관련된 법규가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 일반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라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오창호(한신대 경영) 교수는 “어느 정도의 보상이 적절한지를 기업과 일반 대중이 기준이 달라 서로의 이해가 상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의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도 분쟁이 불거질 여지가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대중의 참여 동기의식은 흐려지게 될 수도 있다.

크라우드가 비전문가로만 구성됐을 때 발생할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여러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비전문가로만 구성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때 이들의 선택은 옳지 않은 결정을 도출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핀란드의 모 축구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축구팀은 비전문가인 팬들의 의견을 팀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했으나 시즌 결과 팀의 성적은 처참했다. LG경제연구원 유재훈 연구원은 “다양성과 전문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크라우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러스트 김보나)

단순한 이벤트성의 크라우드 소싱만이 퍼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은 구체적인 아이디어 공모보다는 댓글이나 투표 등의 방식으로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김상욱(충북대 경영정보) 교수는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 의견 수렴 정도는 진정한 크라우드 소싱이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전자가 지난 6월 대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한 ‘ 아이디어LG’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디어LG에 등록된 아이디어는 5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아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의 질과 상관없이 ‘좋아요’수로만 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급기야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는 아이디어 제안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크라우드 소싱은 대중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본연의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 단지 대중이 해당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문태(부산가톨릭대 물류 경영) 교수는 “의견 제시자는 해당 기업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며 “기업에게 있어서는 적합한 마케팅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소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기업에 따라 크라우드 소싱을 통한 공모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오창호 교수는 “인지도가 낮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크라우드 소싱으로 성공 적인 호응을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제품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 김문태 교수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대중적인 의견을 상업화할 수 없는 것도 있다”며 “분야에 따라 기업의 기술만으로도 고객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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