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에서 진행한 CK-1사업 공청회에 참관했었다. 공청회 도중에 생명자원과학대학 학장이 발언을 요청했다. 그는 발언 말미에 밀양캠퍼스(이하 밀양캠)가 부산캠퍼스(이하 부산캠)에 비해 지원이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생각해보면 놀라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밀양캠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이 하루 이틀 나온 것이었던가.

우리학교에는 공식적으로 분교가 존재하지 않는다. 밀양캠도 부산캠과 동등한 위치의 캠퍼스이다. 우리학교와 밀양대학교의 통합 역시 밀양캠을 나노·바이오 분야의 특화캠퍼스로 발전시킨다는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발전계획은 세워두었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계획은 차라리 공상에 가깝다. 지금 부산대학교가 세워둔 것이 공상이 아닌 발전계획이라 확언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학생들이 밀양캠에 무관심하다. 밀양캠의 한 동아리 회장은 친구에게 동아리의 고충을 호소했더니 “거기도 동아리가 있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캠으로 입학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밀양캠은 ‘나와는 별 상관없는’ 낯선 공간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뒤에 한 마디를 덧붙이리라. “그렇게 불만이면 본캠을 오던가” 학생들은 종종 부산캠을 ‘본캠’이라고 부르곤 한다. 밀양캠에서도 그런 학생들을 찾아볼 수 있다. 과연 그들이 무지하고 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일까. 오히려 그 학생들이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각 캠퍼스를 분야별로 특화시킨다는 우리학교 전략의 그늘을 말이다.

그 사이, 부족한 지원과 무관심에 시달리던 밀양캠의 학생들은 “우리는 왜 존재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밀양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들을 부산캠으로 옮겨주는 것이라 말한다. 같은 학교의 학우들은 자신들에게 관심이 없다. 학교는 밀양캠의 우선순위를 저 뒤로 미루어버렸다. 관심도, 지원도 주지 않을 거면서, 왜 굳이 밀양캠을 유지하고 있냐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밀양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그저 나노·바이오 특화캠퍼스로 발전시켜 줄 테니 기다리라고 말해야 하나? 그렇게 말하면 밀양캠의 구성원들이 받아들일까?

필자가 밀양캠 동아리의 재정난 문제를 취재할 때, 밀양캠 동아리연합회장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문제가 기사화되어서, 부산캠의 사람들이 밀양캠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다” 밀양캠의 구성원들은 대단한 것을, 무리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학교가, 학내 구성원들이 당연히 가져야 할 관심과 당연히 해야 할 지원이 그들이 바라는 전부이다. 우리는 밀양캠도 부산대학교라고 늘 이야기해왔다. 나노·바이오 특화캠퍼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우리의 모토는 One PNU, 하나 되는 부산대학교였다. 대체 언제가 되면 우리가 약속했던 것들,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을 실천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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