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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고문헌②]편히 몸 누일 곳 없는 고문헌의 설움
  • 조부경 기자
  • 승인 2014.10.08 00:59
  • 호수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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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문헌이 가진 높은 가치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고문헌을 위한 환수·관리 노력은 부족한 상태다. 우리나라 고문헌은 △허술한 관리 △빈번한 해외 유출 △발굴 시의 부주의함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허술한 관리에 고통받는 고문헌

  현재 민간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문헌의 수는 약 88만점으로 추정된다. 이 중 7할 정도는 경상도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도난당한 채 상품으로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문헌들은 대부분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점이다. 고문헌 서점 통문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운 관장은 “지금도 전문 고문헌 서점이 아닌 곳에서 고문헌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곳은 고서를 관리하는 약품이나 전문 기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민간으로부터 국가가 수집한 고문헌 역시 경제적 이유로 인해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학 관련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소홀한 관리 실태가 여러 번 지적되기도 했다. 보존처리에 필요한 약품이 갖춰져 있지 않고 인력 충원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한국학중앙 연구원 장서각이 보유한 고문헌 및 유물 약 16만 건 중 약 3만 건이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예산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통문관 이종운 관장은 “박물관·도서관 등에서도 경제적 논리에 밀려 많은 고문헌들이 수장고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것이지만 관심은 부족해

   
 

  해외로의 유출도 문제다. 현재 파악되고 있는 해외 유출 고문헌은 약 15만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해외 유출 고문헌들을 조사하거나 분류할 인력조차 부족한 상황이므로 그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으로의 유출이 심각한 상태다. 한국학연구원 안승준 책임연구원은 “중국인들이 고문헌 거래를 하면 서점의 책들을 싹쓸이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고문헌 중에는 유교 등의 중국 철학을 기록한 책이 많은데, 이런 책들을 중국인들이 선호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해외로 유출된 수많은 고문헌들 중 다시 국내로 돌아온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고문헌 회수는 유출된 원본을 전자문서 형태로 복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승준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외규장각 의궤 등 일부 고문헌만 원본을 환수하고 있는데, 다양한 고문헌들의 원본을 수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문헌 발굴 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태도도 문제다. 고문헌은 일종의 고고학적 가치를 가진 사료로서 고고학 유물처럼 발굴, 조사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고문헌들은 발굴과 동시에 파괴로 이어진다. 고문헌연구가 박철상 씨는 “고문헌 회수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 연구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에도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심 부족과 관리 소홀 속에서 점점 고문헌은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고문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안승준 책임연구원은 “고문헌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부경 기자  qmww2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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