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시간도 부족한 시험기간, 아침밥도 못 먹는 등교시간, 쉴 새 없이 계속되는 강의. 바쁜 학교 생활 와중, 간편하면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10여 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이제는 학교 앞 명물로 자리 잡은 그 곳, 바로 ‘부산대학교 앞 토스트 거리’이다.

  토스트 거리가 형성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초기에는 한두 개의 토스트 가게들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규모가 점점 커지더니 어느샌가 5~6개의 토스트 가게들이 줄지어 생겨났다. 이렇게 하나 둘 씩 모인 토스트 가게들. 이들이 학생들과 함께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13년 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순득 씨는 “사 먹는 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니 어느새 하나의 거리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토스트 거리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은 자신을 자식처럼 맞아주는 아주머니들의 ‘친절함’이라고 말한다. 아주머니들은 찾아갈 때마다 밝은 웃음으로 학생들을 맞이해준다. 김민경(국어국문 2) 씨는 “딸을 대하듯 정말 친근하게 대해주신다”며 “항상 밝은 모습으로 대해주셔서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인기요인 중 하나다. 유진영(기계공 2) 씨는 “연강으로 시간이 없을 때 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어 편하다”고 전했다. 성인우(대기환경과학 2) 씨도 “수업이 끝나거나 출출할 때 자주 사먹는다”며 “부담스럽지도 않고 맛도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과거 자신이 다녔던 토스트 거리를 바라보며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 토스트 가게 아주머니들은 가끔 졸업생들이 찾아와 옛날 이야기를 풀곤 한다며 입을 모았다. 졸업생 A씨는 “토스트 생각이 나서 졸업 후에도 가끔 찾아온다”며 “과거 돈이 없을 때 자주 사먹었던 곳”이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최근에는 학생 이외의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 옷집, 카페 등이 활성화된 학교 앞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평소 가족들과 학교 앞을 자주 찾는다는 김지윤(기장군, 15) 씨는 “가족들이 다 같이 먹어도 부담 없는 가격”이라며 “거의 놀러올 때마다 먹는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서인석(온천동, 19) 씨 역시 “운동하러 자주 오는 편인데, 맛있고 간편해서 간식용으로 많이 먹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활력을 느끼기 힘들다. 인근에 카페가 즐비하게 되면서 학생들로 붐비던 1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11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해온 여태순 씨는 “10년 전에 비해 가격이 올라서 그런지 몰라도 옛날보다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찾아오는 졸업생들도 한산한 거리를 보면 놀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주변 환경이 변하고 소비자가 줄어들어도 학교 앞 토스트 거리는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학교 학생들을 배불리 채워준 이 곳. 여기는 우리학교 앞, 토스트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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