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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대신문은 지금]대학평가 거부가 실효를 거두도록
  • 이소연(고려대학교 고대신문 편집국장)
  • 승인 2014.10.06 20:16
  • 호수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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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중앙일보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를 거부하고 나섰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의 질을 정량화하고 대학을 서열화하는 대학순위평가는 대학을 함부로 재단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학내 구성원들은 이에 대해 분분한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이후 경희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 타 대학에서도 ‘대학평가’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우리학교 역시 이번 운동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학평가’ 거부 운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고려대학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려대학교 <고대신문>

이소연 편집국장

  “시도는 좋은데… 거부는 어렵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제 47대 안암총학생회(이하 안암총학)가 대학가의 목소리를 주도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거부운동을 시작한 지 약 2주 째. 안암총학은 거부운동을 시작한 21일부터 29일까지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매일 하나씩 대학평가 연구자료를 게시했다. 그 내용은 ‘왜 중앙일보 대학평가만을 대상으로 하는지’부터 ‘우리 모두는 반대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까지 다양하다. 안암총학은 꾸준한 커뮤니티 피드백과 가을축제 기간 동안 ‘마음도 받지 않겠습니다’ 부스 설치를 통해 학생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그간 언론사 대학평가가 갖는 문제점이 수차례 제기됐던 만큼 대학평가 거부운동은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총학생회의 거부운동에 실효성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표시하거나, 시기를 두고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총학생회가 대학평가를 진행하는 언론사나 자료를 제출하는 대학당국을 견제할 수단이 구체적이지 않고, 이미 평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슨 의미인가 하는 질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꼭 대학평가 뿐만이 아니라 교육과정에서 평가는 항상 동반되는 존재다. 더욱이 한국 사회에서 교육 분야를 넘어 사회 전 분야를 걸쳐 평가를 통해 측정하고 자극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마치 가만히 놔두면 굴러가지 않을 것처럼 재촉하고 순위를 매기는 것이 일상이 돼버린 것이다. 대학평가를 진행하는 주체는 다양하지만 총학생회가 굳이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지목한 것은 이것이 유발하는 문제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유난히 지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 대학의 서열화가 오로지 언론사 대학평가의 탓이라 할 순 없다. 그렇지만 대학을 ‘수치’로 평가하고, 그 순위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는 대학당국의 조급증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거부운동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방증하듯 대학 본부는 23일 올해 중앙일보 학과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8개 학과에 공로패와 포상금을 지급했다. 안암총학이 대외적으로 내세운 입장과는 상반된 행로를 걷는 것이다. 대학평가에 대응하는 본교 평가팀은 안암총학의 선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대학교처럼 학교 차원에서 중앙일보에 자료제공을 거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고려대는 대학을 ‘수치’로 평가하고 보도하는 행태의 여파가 두렵나보다.
 
  하루가 지날수록 학생들 사이에선 대학평가 거부운동에 대한 논의가 줄고 있다.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고연전과 눈앞에 보이는 가을축제, 고연전 후 있을 중간고사가 학생들의 관심을 돌리는 데에 한 몫 했다. 사회 문제에서 대학생의 목소리가 사라진 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듯하다. 안암총학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목소리를 요구함과 동시에 대학평가 거부운동 홍보를 위해서 고연전 농구티켓 추첨을 내걸어야 하는 이유다.
 
  안암총학의 선언이 힘을 얻으려면 학생과 대학당국의 동참과 견인이 필요하다. 이제 대학당국도 총학생회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기회로 삼아 대학평가에 대해서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안암총학도 관심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적인 성과로 구현하기 위한 전향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주장이 오히려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의 역할을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안암총학의 거부운동은 이제 시작한 사업이다. 안암총학은 해당 사안과 관련한 포럼도 개최하며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대학평가 문제는 비단 고려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선언의 결과가 실효를 거두려면 대학평가 거부운동이 우리 모두의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소연(고려대학교 고대신문 편집국장)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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