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 제작 및 전시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취업준비, 아르바이트 등의 병행으로 일부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졸업작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대행업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학생활의 마무리’라고 할 수 있는 졸업작품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성행하고 있는 졸업작품 대행업체의 진실과 이에 대한 학내구성원들의 생각을 짚어봤다.

대학생활의 결과물, 졸업작품

대학생들은 졸업하기 전 졸업논문 또는 졸업작품을 제출해 대학 생활을 마무리한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졸업논문을 쓰지만 이공·예술계열 전공자들은 주로 졸업작품을 제출한다. 학교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졸업작품을 완성하여야만 졸업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공계열의 경우 자신만의 설계안, 소프트웨어, 포스터 등 전공에 따라 작품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예술계열은 작품 전시회나 발표회를 여는 등 각 학과의 특성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졸업작품은 4년 동안 배운 지식을 총망라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졸업 전 제출하는 마지막 과제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김남영(조형 3) 씨는 “졸업작품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로 자신만의 작품을 주체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울상’, 대행업체 속속 생겨나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졸업작품에 대해 △높은 비용 △시간 부족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등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예술대학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비용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해당 학과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하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 학생은“ 지원 금액이 적어 매월 따로 돈을 모으고 있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한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란스럽다”며 “막상 하려고 하면 어려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졸업작품을 대행해주는 곳이 속속히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열의 분야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포털사이트에 ‘졸업작품’을 검색했을 때, 관련 검색어로는 ‘졸업작품 대행’이, 게시글에는 ‘전자과 졸업작품 대행업체 찾습니다’ 등이 많았다. 특히 ‘컴퓨터 공학과 졸업작품 대행 전문입니다’와 같은 제목의 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졸업작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준다는 대행업체의 광고 문구였다. 이들은 적게는 60만 원에서 많게는 몇백만 원까지 의뢰비를 받는다. 제작 방식은 다양하다. 조직적으로 한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의뢰를 받아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는 학생이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기 위해 학생 수준에 맞춰 작업해주는 곳도 존재했다.

우리학교 구성원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학내구성원들은 졸업작품을 대행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학교 예술계열의 경우 학생과 교수 모두 대행업체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전소현(디자인 3)씨는 “졸업작품은 지금까지 쌓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이라며 “대행업체에 맡기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궁경(조형) 교수는 “역량이 부족한 일부 지방 소규모 대학들이 대행한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학내구성원들은 지도교수와 학생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한(미술) 교수 역시 “실기실에서 교수의 코치를 받으며 진행되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남궁경 교수 역시 “지도교수가 해당 학생을 꾸준히 지도해왔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이공계열 역시 교수진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졸업작품의 부담을 줄이고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담당 교수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어려운 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김창원(환경공) 학장은 “점검 때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학생들과 꾸준히 논의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행업체의 성행에 대해 성과주의의 평가방식을 문제점으로 꼽기도 했다. 우리학교는 제작 과정을 우선시함으로서 결과만 평가하는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박창배(건축) 학장은 “결과보다 학생들이 직접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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