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합친 하이브리드 카드가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신용결제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을 기준으로 하이브리드 카드 가입자 수가 72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2년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체크·신용 결제 방식이 혼합된 카드를 말한다. 계좌에 잔액이 소진되면 소액 한도 내에서 신용 결제가 가능하다. 몇몇 카드사에서 20대를 겨냥한 하이브리드 카드 상품을 내놓을 정도로 20대에게 인기가 높다. 안정적인 수입이 없고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대학생들이 주 고객층인 것이다.
 
   

▲하이브리드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결제할 경우 대학생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송윤혜 기자)

 
 
  유용하게 쓰일 것 같은 하이브리드 카드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해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카드 사용자들은 결제 금액이 계좌 잔액보다 클 경우 잔액 초과분만 신용 결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잔액 초과분이 아닌 전체 금액이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즉 10만 원 결제 시 계좌에 5만 원 밖에 없다면 10만 원 전액이 신용결제가 되는 것이다. 현행 금융실명거래법상 카드사가 은행 고객의 동의 없이 잔액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혜수(온천동, 21) 씨는 “당연히 부족 금액만 신용 결제되는줄 알고 썼는데 예상보다 연체 금액이 많아 놀랐다”며 “걱정이 돼서 결국 하이브리드 카드 사용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무계획적인 결제 이후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A(사직동, 23) 씨는“돈이 없어도 결제가 되니 계속해서 카드를 쓰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 신용결제액이 청구될 될 때 계좌에 예금 잔액이 부족해 연체될 경우, 연 23.0~29.9%의 이자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 이율은 일반 신용카드의 연체 이율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학생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B(행정4)씨는 “월150만원까지 결제 한 적이 있다”고 말하며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갚느라 고생했다”고 덧붙였다. 연체 기간이 길어지면 적은 금액이더라도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가 계속되자 카드사들이 하이브리드 카드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1인당 2개까지 발급 제한을 두고 가입 심사도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대책은 미비하다. 카드사에서 정한 하이브리드 카드 발급 대상 신용등급 기준이 낮고 심사도 여전히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비교연구소 김봉주 소장은 “하이브리드 카드는 계좌 잔고가 부족할 때는 체크카드 기능을 상실한다”며 “학생들에게 신용카드처럼 활용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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