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과 SNS에서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핫하다. 누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다음으로 누구를 지목했는지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이젠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캠페인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그런데 지나친 유행 탓인지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이 일에 잡음이 많이 생긴다. 누구는 이것을 홍보의 도구로 이용하고, 누군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얼음물을 붓기도 한다. 필자 또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대한 과잉되는 열기를 보며 마음 한구석에서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본래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루게릭병을 알리며, 동시에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기부를 독려하기 위한 운동이다. 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이슈가 되면서 이 운동의 본질이 흐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사람들의 포커스는 이 운동의 본 취지와 루게릭병에 대한 것 보다는,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유명인과 다음으로 지목되는 사람들에 있는 듯하다. 신문이나 뉴스 혹은 SNS에서도 이번에는 누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가했는지에 대해 알리기 바쁘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올라오는 글들만 봐서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원래 취지에 대해 알기도 어렵다.

루게릭병에 대해서, 이 병의 원인이나 이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들은 쉽게 이슈가 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거의 오르지도 않고 SNS 등에 자주 등장하지도 않는다. 새로 얼음물을 맞은 유명인보다도 더 중요한 이러한 내용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엔 다소 지루하다. 그래서 SNS와 인터넷의 뉴스에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 만한 자극적 내용의 글들이 가득하게 되고 정말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내용들은 저 뒤로 묻히게 된다.

우리로 하여금 루게릭병과 기부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유행은 매우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유행이 오히려 그 본질을 알기 어렵게 하는 듯하다. 우리는 이를 그저 논란이 되는 대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를 기회 삼아 이 운동이 우리에게 알리고자 한 내용들을 찾아보고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운동이 하나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정말 의미 있는 움직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서도 이와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흥미를 끄는 데로 따라가지 말고 의식적으로 정말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고 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일들에 관심을 주도록 해야 한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유행이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일들도 있지만, 세상엔 그렇지 못한 일들이 더 많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려 하지 않으면 소외되어 잊혀지는 일들이 존재한다. 어떨 때는 우리의 관심이 큰 힘이 되는 일들도 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이 가십에 묻히지 않도록 스스로 알려고 해야 한다. 어쩌면 그 노력만으로도 어느 사회운동 못지않은 의미 있는 행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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