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산성의 모습. 식사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개강을 하고 나면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곳이 있다. 평상에 앉아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이고,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바로 우리학교의 명물 산성이다.

우리학교 정문에서 산성으로 가려면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그렇기에 순환버스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산성이라 불리는 공간의 역사는 40년이 넘었다. 초기에 도로 가까이에 있던 가게들이 점점 숲 안쪽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규모가 커졌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가게들이었는데 30년 정도 전부터 제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산성에서 일하는 홍영숙 씨의 설명이다. 지금은 어엿한 5개의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동래산성이나 산성마을은 거리상으로 떨어져 있지만, 사람들은 편의상 이 공간을 부산대 산성이라 부른다.

산성은 우리학교 학생들이 단연 좋아하는 공간이다. 산성에서 일하고 있는 김남선 씨는 “새 학기가 되면 선배들이 후배들을 데리고 많이 온다”며 “봄이나 가을에 많이 오는 편이고 여름이나 겨울에는 방학이 있어서 별로 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직원이나 교수들도 산성을 종종 찾는다. 하지만 이들은 야외 평상보다는 실내에서만 영업하는 가게로 많이 간다는 것이 김남선 씨의 전언이다. 우리학교 구성원 외에도 등산객들이나 산성의 존재를 아는 인근 주민들도 산성을 찾곤 한다.

산성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다.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12시부터 1시 사이의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가득 차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대체 산성이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1학년 때 선배들의 소개로 산성을 알게 됐다는 정영주(지구과학교육 3) 씨는 “자연 친화적인 느낌”라고 산성의 장점을 표현했다. 지금도 가끔 산성에는 강은화(아동가족 4) 씨 역시 “산성은 풍경이 좋다”며 “게다가 가격이 싸면서도 음식의 양이 많고 맛있다”고 전했다.

산성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막걸리다. 박준현(경영 1) 씨는 “친구들과 낮에 탁 트인 곳에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산성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성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으면서 막걸리를 마시곤 한다. 캠퍼스 안에서 대낮에 막걸리를 마시고 수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산성의 특장점이다. 그렇다 보니 만취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김남선 씨는 “산성에서 일하면서 술에 취해서 탁자에 엎어지거나 걸어가다 넘어지는 학생들을 종종 보곤 한다”고 말했다.

세대를 넘어서서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인 산성. 지난 20년 이상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효원인들은 산성에서 자연을 벗 삼아 어울리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