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선(善)을 마케팅하다


  오늘도 대학생 A 씨는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회사의 화장품을 바르며 외출 준비를 한다. 화장품의 개발 과정에서 많은 동물이 희생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특정 회사의 제품만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평소 즐겨 먹는 초콜릿과 커피는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된 제품들이다. 그는 “하나의 물건을 고를 때도 이왕이면 공공에 이익이 되는 상품을 고르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착한 소비’를 하는 중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기업들이 내세운 것이 ‘착한 마케팅’이다. 착한 마케팅은 ‘고객들의 착한 본성을 끌어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착한 마케팅을 내세우는 기업들은 고객에게 제품생산이나 유통 등의 과정에서 나타난 기업의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이로써 해당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소셜전략연구소 송영우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 지속 가능한 영업활동을 이어나간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들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다. 그들은 걷기대회와 같은 공익 연계 마케팅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에 필요한 운동을 개발하고 주도한다. 또한 지역 기업의 경우 지역사회에 수입 일부를 기부하는 등의 공헌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착한 마케팅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들은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을 통해 기업의 비윤리적인 실상을 자주 접하게 됐다. 때문에 그들은 소비를 할 때, 자신의 소비 욕구와 ‘좋은 사람’이 되려는 열망 사이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최아영(불어불문 1) 씨는 “페이스북만 봐도 기업의 진상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기왕이면 정직하고 공익적인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그들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제품들을 자연스레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즉, 착한 소비를 함으로써 ‘착하지 않은’ 제품 구입에 대한 죄책감을 덜게 된다.

 

  소비 하나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젊은이들의 소비 패턴 또한 착한 소비 열풍의 요인이다. 최근 사회적 소외자를 후원하는 희움, 비커넷트 등을 구입하는 젊은 층의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관련 상품을 구입한 류은지(사회 2) 씨는 “평소에는 기부를 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품 구입을 통해 소소하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착한 소비 열풍을 분석할 수 있다. 상품 구매를 통해 타인을 도와주는 행위는 당사자에게 성취감을 부여한다. 이 모습은 도움을 준 사람이 오히려 행복감을 느끼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송영우 대표는 이에 대해 “소비자는 자신이 상품 구매와 동시에 도덕적인 책무를 다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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