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부터 올해(8월 25일 기준)까지 681명의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신청했고 3,130명의 학생들이 부전공을 신청했다. 하지만 특정 학과에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강의 진행과 평가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학교 학생, 부전공으로‘ 경제학부’ 가장 많이 선택해
 
 
 
  우리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부·복수전공 과정으로 선택한 학과는 어디일까. 지난 2012년부터 해까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복수전공으로 신청한 학과는 국제학부(글로벌스터디즈프로그램)이고, 두 번째는 경영학부였다. 각각 136명, 61명의 학생이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다음으로 심리학과, 신문방송학과, 정치외교학과 등의 순서로 많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학생들이 부전공을 신청한 학과는 경제학부였고, 심리학과에 두 번째로 많은 학생들이 부전공을 청했다. 각각 546명, 301명의 학생들이 부전공으로 택한 것이다. 다음으로 무역학과,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의 순서로 많은 학생들이 부전공을 신청했다. 경영대학·경제통상대학에 속한 학과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보다는 취업에 대한 염려가 우선시돼 생겨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효진(일어일문 2) 씨는 “주전공만으로는 취업문이 좁을 것 같아 신문방송학과를 부전공으로 하고 있다”며“ 경영대학 혹은 경제통상대학의 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청하고 싶지만, 성적기준이 다소 높아서 중어중문학과를 신청해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김용규(영어영문) 교수도 “학생들이 눈앞에 떨어진 취업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 없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본다”며 “사회 전체적인 경향으로 인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판단을 넘어선 문제”라고 설명했다.
 
몰리는 부·복수전공 학생들, 열악한 강의 이수 환경
 
  부·복수전공을 신청한 학생들은 모두 필수적으로 일정 학점 이상의 전공수업을 들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왔다. 교수들은 강의를 진행하고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신현정(심리) 교수는“ 지난 학기 거의 18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강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에서도 어려움이 존재했다”며“ 평가해야 할 답안의 양도 지나치게 많았다”고 말했다. 학생을 지도하는 부분에서도 영향이 있었다. 이양기(무역) 교수는“ 부·복수전공으로 듣는 학생은 많지만 강의실 수와 교수 충원에서는 다른 학과와 큰 차이가 없다”며“ 자과 학생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줄어들지만 이러한 타격을 채워 줄 혜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전공에 대한 이해가 약화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한태문(국어국문) 교수는 “주전공을 심화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전공을 공부하다 보면 한 전공은 어쩔 수 없이 뒷전이 되기 마련인데, 그것이 주전공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용규 교수도 “취업을 우선시해 부·복수전공을 하는 경향은 학문의 전과 지적 다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를 듣는 주전공 학생과 부·복수전공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생들의 수요에 비해 개설되는 강의의 수와 교수의 수가 부족해 모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김지훈(경제 4) 씨는 “타과생과 함께 공부를 하면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장점도 있지만, 수강신청에 실패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학부의 수업을 부전공으로 듣고 있는 이지은(사회 4) 씨도 “주전공 인원보다 부·복수전공 학생에게 부여된 인원이 적어서 원하는 수업을 못 들은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복수전공이 확대, 필수화되면서 바람직한 부·복수전공이수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한 개선책으로‘ 티칭 어시스턴트’ 제도를 꼽을 수 있다. 학생의 수가 많을 경우 대학원생이 교수 대신 과제의 채점과 설명 등을 담당하고 장학금을 받는 제도다. 차경수(경제) 교수는 “부·복수전공을 하는 학생과 주전공 학생들 모두 양질의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티칭어시스턴트’제도 시행과 같은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도 “많은 학교들이 부·복수전공 제도를 확대, 필수화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학문적 욕구보다 취업을 위한 목적이 우선시돼 다른 전공을 배우는 상황에서, 주전공도 잘 교육받을 수 있는 배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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