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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부대신문사입니다] 수혜당사자에게 거부당한 법안?⑧ 시간강사법
  • 오나연 기자
  • 승인 2014.06.09 12:25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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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는 대학 본부 앞에서 국정감사 의원들에게 시간강사법의 개선을 촉구했다.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강사법은 오히려 시간강사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사진=부대신문 DB)

‘고등교육법을 폐지하라!’, ‘강사법을 개정하라!’ 우리학교 학생이라면 캠퍼스 내에서 한 번쯤은 봤을 플래카드의 내용입니다. 이는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 일명‘시간강사법’의 시행을 반대하는 목소리인데요.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안이 어쩌다 이렇게 큰 반발을 사게 됐을까요?

‘시간강사법’의 대상은 현재 비전임교원인 시간강사입니다. 시간강사는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에는 개설된 강의 중 절반에 가까운 45.7%의 강의를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속해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대학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죠. 대부분 한 학기를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임용이 불안하고, 시간에 따라 받는 강의료도 전임교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고등교육법에 규정돼 있는 교원의 범위에 포함되지 못해 연구실, 연구비 등을 지원받을 수 없고 강좌개설과 같은 학사 운영에도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대한 시간강사의 반발은 계속됐으며, 이를 버티지 못한 시간강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연이어 발생합니다.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지난 2010년 10월 시간강사의 처우개선과 신분안정을 위한 시간강사법의 바탕이 마련됩니다. 그 후 다음 해인 2011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해 1월 1일 자로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은 △고등교육법상 시간강사의 명칭을 강사로 변경 및 대학 교원으로 인정 △1년 이상 임용 보장 △4대 보험 부담금 지원 △ 강의료 인상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법안의 내용이 알려지자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합니다. 입법 취지와는 정반대로 시간강사의 지위를 오히려 더 불안정하게 한다는 등 악영향을 더 많이 끼칠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시간 강사법에서는 한 학기에 강사가 9학점을 담당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현실화된다면 3학점 혹은 6학점을 담당하던 강사들이 대량 해고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임용된 강사가 이후에도 계속 재임용되면서 일부 강사에게만 혜택이 한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강사의 임용과 재임용의 절차와 관련된 사항은‘ 학칙 또는 학교법인의 정관으로 정한다’는 조항 또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학교 측에 강사의 임용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있고, 해석의 여지도 다양해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등교육법 외에 교육 공무원법 등에서는 강사를 교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등교육법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는 정규 교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오히려 비정규직 강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여론이 강합니다. 교원확보율을 계산할 때 비정규직 교원과 전임교원의 수를 똑같이 반영하면 전임교원을 적게 뽑고 비정규직 교원을 많이 뽑아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을 안정시킨다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이들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하는 법안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잠재워지지 않자, 교육 당국은 지난해 해당 법안을 두 차례 유예해 오는 2016년 1월 1일을 시행일로 예정했습니다. 강사들은 유예 법안 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대체 법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 당국과 강사들은 강사들의 실질적인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서 교육부의 재정 투입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강사 문제의 해법은 전임교원을 더 많이 임용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비전임교원의 강의 담당 비율이 대학 전체 평균보다 높은 우리학교 또한, 논란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시간강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 높여온 한국 비정규 교수 노동조합 부산대분회에서는 강사법 논란이 일자 파업 투쟁까지 선포하며 반대 의사를 공고히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시간강사’를 위한 시간강사법은 오히려 수혜당사자로부터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시간강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 당국의 진지한 고민과 교육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파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나연 기자  ab2927@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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