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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로 인간의 두려움과 직면하다
  • 김민관·송윤혜 수습기자
  • 승인 2014.06.01 21:12
  • 호수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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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즐기거나 일과를 마무리할 시간인 늦은 7시. 이 시각에 ‘재난’에 관한 강연을 듣기 위해 우리학교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 28일 본관 대회의실에서 ‘재난시대에 함께하는 인문학’을 주제로 기획특강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총 세 번의 특강 중 첫 번째 강연으로 영화를 통해 재난시대를 다뤘다. 강연을 주최한 대학문화원 이진오(예술문화영상) 원장은 생각보다 적은 인원을 보고 “지금 상황이 재난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 유지나(동국대 영화영상) 교수는“ 상처를 피하기보다는 직면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유지나(동국대 영화영상) 교수가 진행했다. 그는 재난에 대해 설명하면서“여자와 어린이 먼저 구한다는 생각은 1852년 침몰한 영국의 버큰헤이드호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선장은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구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배와 함께 수장됐다. 그는“버큰헤이드호 이름이 박근혜 대통령 이름같아 외우기 쉽다”고 표현했다. 그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설명이 끝난 후 준비된 영상을 보기 위해 불이 꺼졌다. 대형 스크린과 어두운 회의실은 영화관을 연상케 했다. 영상은 영화 <2012>, <괴물>,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일부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2012>에서 권력가들은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방주를 만든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만 배에 태운다. 최고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은 방주에 타지 않았다. 유지나 교수는“책임을 지려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주 훌륭 하다”고 강조했다. 유지나 교수는 <괴물>에서 ‘괴물’은 상징적으로 ‘관피아’를 나타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대규모 시위 장면은 현재의 시위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유지나 교수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통해 강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9.11테러로 희생된 아버지의 마지막 메시지를 듣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그것에 스스로 상처를 받고 있다. 유지나 교수는 “상처를 피하기보다는 직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 가장 필요한 정신은 피하기보다는 직면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유지나 교수는 “인류의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재난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세상에는 천 개의 바람처럼 천 개의 마음이 있으므로 이 영화를 꼭 자신이 설명한 대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으러 온 정창식(덕포동, 29) 씨는 “세월호 사건을 영화로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난시대에 함께하는 인문학’ 기획특강은 3회에 걸쳐 진행되며 남은 강연은 다음 달 11일, 18일에 열린다. 두 번째 강연은 심리학적 관점으로, 세 번째 강연은 문화 비평의 관점으로 재난시대를 다룬다. 이진오 원장은 “인간이 모든 사건을 일으키므로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인간의 내면에 있다”며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은 인문학만이 할 수 있다”고 강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민관·송윤혜 수습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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