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기프티콘의 판매량 역시 상승하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이 모든 ‘날’들이 모여 있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 ‘선물’ 중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됨에 따라 클릭 몇 번으로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프티콘이 선물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선물 수단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현재,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프트콘’이 새로운 선물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기프티콘’이란 SK플래닛이 제공하는 바코드 형태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주고받는다. 이를 이용해 선물을 구입한 사람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기프티콘을 보내주면 받은 사람은 매장에서 실제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제공 회사에 따라 ‘기프티 쇼’, ‘기프팅’, ‘기프트유’라고 칭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사용률의 증가에 따라 기프티콘의 판매량 역시 매년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SK플래닛이 최근 5 년간 어버이날 모바일 상품권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이 연 평균 120%가량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30.3%)와 30대(50.7%)의 구매율이 두드러졌으며, 여성(69%)이 남성(31%)보다 2배 이상 자주 구매했다. 이용환(경영 2) 씨는 “멀리 사는 친구에게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편리하지만 선물로 안 느껴져”

직접 만나지 않고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기프티콘. 하지만 이러한 기프티콘이 선물의 본래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선물의 사전적 정의는 ‘타인에게 물품을 주는 행위, 혹은 그 물품 자체’다. 문화사회연구소 이영은 연구원은 “ ‘물품을 주는 행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선물은 단순히 주고받는 ‘물품’만이 아니라 선물을 주는 사람이 그 물품을 선택하기까지 들이는 시간과 노력 등 자발적인 모든 행동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선물은 고르는 것부터 전달하고 평가 받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고를 수 있는 기프티콘은 이러한 고민의 과정이 생략된다. 실제로 기프티콘에 대해 ‘선물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김기남(기계공 3) 씨는“선물이란 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라며“이러한 점에서 기프티콘은 진정한 선물의 개념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기프티콘이 ‘돈을 선물’하는 것처럼 느껴져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우리는 왜 선물을 주고받는가 : 선물의 문화사회학>의 저자 김정주 씨는“선물을 받고 실망하거나 기뻐하는 것은 그것을 선택한 동기, 정성 등 모든 과정에 대한 평가로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돈이 선물로서 경시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선물한다는 것은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노력을 생략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영은 연구원은 “사람을 직접 만날 일이 적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선물이란 면대면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별한 날 기프티콘을 보내는 것 보다는 얼굴을 보며 축하의 한 마디를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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