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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계속되는 부산비엔날레에 등 돌린 지역 예술인
  • 이예슬 기자·여상화 수습기자
  • 승인 2014.05.19 16:01
  • 호수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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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31일, 부산문화연대가 부산 시청 앞에서 부당한 감독 선정 절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취재원 제공)

지난 1일, 부산문화연대가 공식적으로 ‘2014 부산비엔날레’(이하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시감독 선정 문제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조직위원회 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 미술 축제다.

부산비엔날레는 지난 1981년 부산 지역의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뜻과 지원금을 모아 만든 행사인 ‘부산청년 비엔날레’로부터 시작됐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청년들이 모여 신선하고 실험적인 예술의 장을 펼친 것이다. 김해 문화의 전당 이영준 전시교육 팀장은 “부산비엔날레는 지자체나 관에서 주도 하는 다른 비엔날레와 달리 부산의 젊은이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시작된 자생적 비엔날레”라며 “급변하는 현대 미술의 동향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축제”라고 설명했다.

운영위원장 입맛에 맞는 감독 선정이 파행 불러와

   
▲ (사진=취재원 제공)

그러나 올해 개최될 부산비엔날레는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전시 감독 후보를 선정하는 절차에서 추천 권한이 없는 사람이 본인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특정 인물을 뽑은 것이다. 게다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측은 투표를 통해 감독 후보 1순위로 결정된 기획자 김성연 씨 대신 프랑스 기획자 올리비에 캐플랑 씨를 전시감독으로 선정했다. 본래는 1순위로 뽑힌 인물이 감독이 돼야 하지만 조직위는 규정에 없는 공동 감독제를 제안했다. 김성연 씨가 이를 거부하자 3위 후보에게 제안했고, 3위 후보 역시 거절하자 2위 후보였던 올리비에 캐플랑씨를 단독 감독으로 선정했다. 조직위가 엄격히 진행돼야 할 감독 선정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부산문화연대를 결성해 1 인 시위, 퍼포먼스,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그러나 조직위 측은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해 유감만 표시해 더욱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조직위 오광수 운영위원장은‘전시감독 선정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갑작스러운 취임과 얼마 남지 않은 전시준비 기간에 따른 부담감 탓에 여러 가지 고려해야할 문제를 간과하여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생활기획공간 통’의 송교성 대표는 “조직위가 감독 선정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한 것은 다행이지만 잘못된 결정을 수정하지 않고 유감 표현만 한 것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산문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자발적인 모금 등을 통해 직접 부산비엔날레의 쇄신과 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해 줄 것을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요청했으나 그들은 소통하기를 거부했고, 결국 부산문화연대가 보이콧을 선언했다. 조직위 측에 감독 선임 절차를 지키지 않은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문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부산 문화예술인들 “비민주적 문화행정 타파해야”

보이콧 선언에 동참한 사람들은 모두 독선적인 문화행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문화연대 관계자는 “현재 오광수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조직위는 지역사회와 소통하지도,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도 않고 있다”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문화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인문학교 섬의 김동규 대표 역시 “공동감독제 실시는 문화적 식민성에 기반한 것”이라며 “세계는 프랑스가, 지역은 부산 사람이 담당하라는 조직위의 말에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비엔날레가 갖는 지역의 독립적이고 자생적인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시민은 “부산비엔날레는 부산 시민에게 있어 지역축제로서의 자부심”이라며 “현재 행정을 맡고 있는 조직위는 스스로 우리 축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계자들은 모두 ‘밀실행정을 타파하고 부산비엔날레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규 대표는 “부산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하향식 임명보다는 지역의 의견을 수렴해서 대표를 선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비엔날레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 또한 절실하다. 이영준 전시교육 팀장은 “예전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나 현재는 그런 움직임이 적다”며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우리의 축제를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예슬 기자·여상화 수습기자  yeslowly@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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