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성터널과 산성로를 연결하기 위한 접속도로 공사 현장, 수많은 소나무가 벌목되고 바위가 부숴지면서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산성터널 사업이 본격화됐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가 공사 완공을 앞당기기 위해 △ 안전 불안 △소음·방진 피해 △생태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뚜렷한 해결책 없이 진행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10일 기공식을 열고 산성 터널 민간투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산성터널은 부산 북부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되는 도로다. 그러나 부산시가 예산 문제로 18년 동안 미뤄져 왔던 산성터널 사업의 완료를 앞당기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안전문제 제기에도 부산시는“ 괜찮다”

화명동 산성터널 접속도로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안전성에 우려를 표 하고 있다. 삼한힐파크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산성터널 지하도로 간의 거리가 3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지만 주민 반대로 공사 진행과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로 지난해 안전성 검토 연구 용역이 이뤄져 일부 아파트와 상가 건물에 미세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공사는 계속 진행될 계획이지만 부산시는 시공사에, 시공사는 시에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삼한힐파크대표자회의 김명희 총무는 “공사 때문에 피해가 발생 하게 되면 책임을 지라고 했지만 부산시에서 약속은 할 수 없다고 했다”며 “피해가 생기면 분쟁위원회로 가라는 식”이라고 전했다. 부산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건설본부 관계자는 “지난 2월 법원에서 공사를 시행해도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아파트에 가해지는 진동을 줄이기 위해 구간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 시작됐지만 소음·먼지 피해 대책은 아직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벌목이 한창 진행 중인 접속도로 건설 현장. 근처에 살고 있는 김혜자(화명동, 63) 씨는 “나무 베는 소리, 포클레인 소리가 하루 종일 들리고 먼지도 많이 날린다”며 “그동안은 문을 꽉 닫고 지냈지만 이제 여름이라 그럴 수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산성터널에 요금소가 설치될 경우 발생할 차량 소음과 매연에 대한 걱정도 크다.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요금소 설치에 대한 주민과의 협의는 끝나지 않은 상태다. 그린숲 속아파트 산성터널비상대책위원회 홍경표 공동위원장은 “요금소가 설치되면 주민들이 소음과 매연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북문 인근에서 시행되는 산성터널 금정측 도로공사 현장 역시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 인근에 장전초등학교와 대진정보고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우리학교의 학생들의 자취방도 많은 곳이다. 제수진(무역 2) 씨는 “집 바로 인근에 공사가 시작되면 소음과 먼지로 괴로울 것 같다”며 “차들도 많이 다닐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도로 건설위해 1급수 생태하천 콘크리트로 덮어

도로 건설을 위해 시민들이 가꿔왔던 생태 하천을 복개한다는 점도 논란을 낳고 있다. 금정산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불송곡은 대천천의 상류 계곡이다. 도심지와 인접해 있음에도 은어가 서식하며 전 구간이 1,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송곡 200m 구간이 도로 건설을 위해 콘크리트 박스로 뒤덮이게 됐다. 주민들은 상류 계곡에 햇빛이 들지 않으면 생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대천천네트워크 노중기 공동대표는 “복개한 하천을 원상 복구하는 추세인데 부산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부산시가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천마을 윤희은 회장은“ 부산시가 공사 진행에만 신경 쓰지 말고 주민의 말을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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