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릭하면 커집니다

초창기 순환버스 운행은 그리 평탄치 않았다. 학생들에겐 상당한 호응을 얻었지만 대학 본부 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시범운행이 실시됐고 이후 출발시각과 요금 등이 논의됐다. 이로써 1993년 12월, 순환버스의 첫 운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이듬해 3월, 우리학교 순환 버스업체인 대영버스가 적자난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장이었던 최석재(법학 56, 졸업) 씨는“모교 발전 차원에서 이익금을 장학금 형식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예상과 달리 적자가 누적돼 운전기사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과거부터 제기된 순환버스 이원화, 요금, 버스 수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거 학생들, "큰 관심 없어"

   
▲ 총학생회‘레디액션’의 공약인‘좋은 순환버스 만들기’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6일 김기섭 총장이 순환버스에 탑승했다 (사진=부대신문 DB)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순환버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적은 편이었다. 불만 또한 높지 않았다. 이재원(무역 05, 졸업) 씨는“ 당시에는 학생들이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총학 역시 순환버스 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7, 2008, 2009년 총학은 순환버스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2007년 총 학‘젊은 상상’ 선본의 경우 ‘순환버스 직영화’ 공약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정확한 추진 방향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경쟁 선본이었던 ‘happy & u’ 선본의 경우 순환버스 관련 공약 자체를 내세우지 않았으며 다음해 ‘자신감 18367’ 선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효성도, 큰 영향력도 없었던 초기 순환버스 공약

   
▲ 역대 총학생회는 순환버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다

과거 총학이 순환버스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주장한 공약에는 △노선 이원화 △요금 인하 △버스 수 증차 등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공약이 실현되지 않았다. 2010 년 총학‘WE CAN’ 김민철 부회장은 임기 마무리 당시 “순환버스 공청회는 선거 전부터 꼭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공약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시행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2009년에는 효원 문화회관과 경암체육관의 건설로 순환버스 노선이 변경됨에 따라 ‘순환버스를 무지개문에서 출발시키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총학‘ 자신감 18367’은 이러한 제안을 끝내 실천하지 못했다. 2009년 순환버스 문제를 담당했던 기획평가과 박창민 씨는 “당시 무지개문은 비포장도로였고 불법주차 역시 많아서 순환버스가 지나다니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과거 총학이 제시한 공약들은 학내구성원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홍성무(기계공4) 씨는“이전 총학의 공약들은 실효성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채정현(철학 박사 2) 씨 역시 “과거에는 순환버스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총학의 공약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전했다.

물론 순환버스 문제를 해결한 총학도 있었다. 2007년 총학 ‘PNU 스타’는 대영버스가 요구한 요금 인상안을 철회시켰다. 또한, 2008년 총학‘젊은 상상’은 환승할인제 도입을 이뤄내 공약 점검 중 ‘가장 잘한 사업’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영버스는 적자난을 호소했다. 환승할인제 도입 후 대영버스 측의 수익금이 650 만 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후대영버스는 요금 인상을 거듭 제기했다.

문제 해결 위해 공청회 열리다

   
▲ 클릭하면 커집니다

총학이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부터다. 2010년 ‘체인지’ 선본은 ‘노선 개편으로 소외되는 단과대학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세웠다. 경쟁 선본이었던 ‘하이파이브’ 역시 ‘ 순환버스 문제 해결을 위해 공청회를 실시하겠다’고 제시했다. 이후 당선된 2011년 총학‘하이파이브’는 11월에 공청회를 개최했고 배차간격, 불친절, 노선변경 공지 등 대학 본부 및 순환버스 업체와 관련된 문제들을 논의했다. 이 결과 대영버스는 월 1회 기사들의 안전교육 실시, 배차시간표 공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서 총학은 순환버스 요금 인상에 따른 차량 증차를 협의했다. 당시 순환버스를 담당했던 예술대학 행정실 박종규 씨는 “논의됐던 가장 큰 문제는 순환버스 요금 인상과 배차시간이었다”며 “요금 인상과 더불어 차량 증차와 노선 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당시 열렸던 공청회 내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청회에 참석한 학생도 15명에 불과했다. 신주향(식품공 4) 씨는“공청회가 실시된다는 사실만 알았다”며 “공청회 이후에도 논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공지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순환버스 문제

2012년 총학 ‘너랑나랑’ 역시 ‘순환버스 문제 해결’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총학 ‘너랑나랑’은 반값 버스비, 노선확대 및 변경, 배차간격 줄이기 등을 세부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시간표 게시, 손잡이 증설 등 이 시행됐을 뿐 애초에 공약한 순환버스 증설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총학‘너랑나랑’ 김인애 회장은 “총학 예산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2013년에는 순환버스 이원화가 ‘뜨거운 감자’였다. 같은 해 9월에 진행된 1차 논의에서 총학은 ‘순환버스 노선 이원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어진 논의에서 대영버스 측은 교통안전시설 미비와 회사 손익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후 총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세 차례의 논의가 진행된 후 이원화가 확정됐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때까지 지적해 왔던 차량 수의 부족과 긴 배차간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순환버스 요금은 2년 만에 인상되기도 했다.

현재 총학‘레디 액션’은 ‘좋은 순환버스 만들기’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기성회비를 순환버스 무상화에 사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순환버스 노선 이원화가 시범 운행되고 있으며 순환버스 전담팀이 꾸려져 대학 본부 측과 논의 중이다. 하지만 현재 총학이 진행하는 순환버스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배정흠(경영 2) 씨는 “순환버스를 잘 타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만큼 충분히 주력해야 할 공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지은(사회복지 2) 씨는 “총장님이 순환버스를 탄 행사는 보여주기 식처럼 보인다”며“과연 총장님이 학생들의 불편함을 느꼈을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