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 특집> ① 20대,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나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요즘 젊은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정말 20대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부대신문은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와 정치’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특집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기 다른 주제로 3주에 걸쳐 연재된다. 

특집 기획의 첫 번째 문은 우리학교 학생들의‘ 정치 및 지방선거 인식 조사’로 시작한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실시된 설문조사에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 32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①‘20대 정치 무관심?’ 고정관념 버려라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설문 조사에서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 63%의 학생이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20대의 정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역대 선거 20대 투표율에서도 드러난다.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47%였으나 18대에 68.4%로 증가했고, 제5회 지방선거 투표율 (41.45%) 또한 제4회 때보다 7.5% 상승(중앙선거 관리위원회 통계)한 것이다. 임형빈(회계 4) 씨는 “정치가 우리의 삶과 정치가 연관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며 “특정 세력의 정치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②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 높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정치적 불만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상황에 대한 만족 여부’를 묻는 질문에 52%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고 ‘매우 불 만족스럽다’는 답변도 23%를 차지했다. 반면 ‘매우 만족스럽다’는 답변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변한 학생 118명 중 26%(15명)가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이유’로 ‘한국 정치 또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답한 것이다. 최근 세월호 사건 등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세훈(정치외교 1) 씨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 높아졌다”며 “정치권과 국민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③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을 기대한다

 

안철수 진영이 ‘새 정치’를 내세우며 등장했지만 20대 유권자들은 또다시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불만을 해소해줄 주체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이라는 답변이 38%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라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기존 정치 세력인 민주당과의 통합 이후 새정치 실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이다. 임영진(사학 4) 씨는“ 안철수만의 색을 기대했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민주당과 통합해 맥이 빠졌다”며 “진정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새로운 사람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정치적 무력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치적 불만을 해소해줄 주체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34%에 달한 것이다. 이는 일부 학생들의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윤정아(시각디자인 2) 씨는 “관심을 가져도 바뀌는 것이 없으니 어느 순간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이준한(인천대 정치외교) 교수는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관심 또한 필요하다”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조언했다.

④지방정치 중요성 알지만 관심은 없어

 
 

 

 

 

 

 

 

 

 

우리학교 학생 중 63%가 우리나라의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나 이는 중앙정치에만 해당되는 것이 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 65%의 학생이 ‘지방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중앙정치에만 집중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지방정치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지방정치가 자신의 삶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43%가 ‘어느 정도 영향 있다’, 8%가 ‘매우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 중 절반 이상이 지방정치가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관심도는 낮은 모순된 상황이었다.

⑤ 지방정치에 대한 정보 적어

 

지방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낮은 것은 ‘지방정치에 관한 정보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 된다. 김시은(경제 1) 씨는 “언론에서는 지방정치보다 중앙정치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며 “쉽게 접할 수 있는 중앙 정치에만 관심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학생들이 지방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가 한정적이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 36%(114 명)가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 인터넷’을 선택했고 29%(93명)가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물 및 선전벽보’를 선택한 것이다. ㄱ(대기환경과학 4) 씨는 “지방정치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렵다”며 “선거 때마다 선관위 홍보물이 도착해서야 후보자를 알게 된다”고 전했다. 지방정치에 대한 정보 부족은 지방선거 참여율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안유빈(심리 석사 1) 씨는 “지방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후보자를 잘 몰라서 투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후보자들을 잘 몰라서’라는 답변이 29%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현우(서강대 정치외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 언론이 활성화되지 못해 지방정치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유통되는 정보가 적을수록 인식과 이해도가 낮아져 지방자치제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고 분석했다.

⑥ 후보자는 모르지만 투표는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6·4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광역자치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를 알고 있는 학생은 각각 24%, 7%, 9%에 불과했다.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방선거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답변이 42%, '가급적 투표할 것’이라는 답변이 43%을 차지한 것이다. 학생들은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정우주(공공정책 3) 씨는 “국민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권리니까 당연히 그 권리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일명 ‘묻지마 식 투표’를 우려했다. 하세헌(경북대 정치외교) 교수는 “후보자나 정책에 대한 이해 없이 일단 투표를 하고 보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라며 “정책과 정책 간의 경쟁을 저해하고 정치적 부패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