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어버이날, 부산역 시민합동분향소에는 학부모들이 반납한 카네이션이 놓여있다

부산 지역 대학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구호물품과 성금을 보내고, 분향소를 만들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애도의 물결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분향소가 차려진 곳도 대학 캠퍼스였다. 신라대 상경대 학생회 학생들이 사비를 털어 만든 분향소에는 지난 15일 동안 700여 명의 학생이 방문했다. 김현수(신라대 경제 4) 상경대 회장은“ 학생들이 슬픔을 표할 방법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분향소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노란 리본으로 마음을 전했다. 동의대 입구에 위치 한 소나무에는 추모글이 적힌 리본이 매달려 있다. 조승우(동의대 중어중문 2) 씨는 “마음에 응어리진 것들을 풀기위해 왔 다”며 “실종자들이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우리학교 넉넉한터에 위치한 염원의 벽에도 추모 및 실종자들의 생환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이 묶여 있 다. 정소아(전자전기공 4) 씨는“ 끊임없이 몰려오는 슬픔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왔다”며 리본 위에 ‘하늘에서는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학생들은 밤이면 촛불로 슬픔을 달랬다.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부터 밤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행인들도 함께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총학생회 이승백(법학 4) 회장은 “요란하게 무엇을 하기보다는 침묵의 시간을 가지고 희생자분들을 추모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슬픔을 넘어 학생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지난 7일 우리학교 앞에서 200여 명의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했다.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는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에서 나온 ‘현재 위치에 머물라’는 안내방송을 풍자한 것 이다. 우석문(한문 1) 씨는 “세월호 참사는 100% 인재고, 체제의 문제”라며 “대학생이라면 의문을 품고 문제점을 제시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전했다. 이와 같이 추모의 물결이 끊이지 않자 대다수 대학들은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상태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노란 리본, 포스트잇, 조문 등 각자 추모의 방법은 다르지만 이들이 소망하는 바는 한결같았다. 실종자들의 생환과 희생자의 추모가 그것이다. 염원의 벽에 붙어 있는 메모지 중 이런 말이 기억에 남는다.‘ 보고 싶습니다. 아직 돌아 오지 못한 분들의 웃는 얼굴을’

▲ 지난달 30일부터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정문 앞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200여 명의 학생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우리학교 정문 앞, 한 여학생이 벅차오르는 슬픔에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지난 8일 우리학교 넉넉한 터, 40여 명의 학생이 '가만히 있으라'고 적힌 손 푯말을 들고 침묵 행진했다. '가만히있으라'는 문구는 세월호 참사 때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선내에서 '가만히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풍자한 것이다
▲ 신라대는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부산에서 가장 먼저 분향소가 차려진 곳이다. 촛불과 향뿐인 조촐한 분향소이지만, 학생들의 조문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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