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나연(무역 2) 대학부 기자

‘관성의 법칙’. 항상 피하고 싶었던 과학 시간에 익힌 단어다. ‘어떤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지 않는 한 자신의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 이 법칙은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어떤 일에 대해 치열하지 못하고, 꾸준하게 해내지 못하는’ 상태를 지속해온 것이다. 변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항상 실망했고, 온갖 고민과 자기반성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얼마 안가 ‘관성적’으로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런 내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또 소중하고 중요한 순간들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부대신문에 지원 했다. 수습교육을 거치고 발행에 투입되며 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낯선 취재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내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적절한 답을 얻지 못할까봐 겁도 났다. 취재원에게 할 말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보고, 취재 후에도 제대로 한 것이 맞는지 여기 저기 물어보는 걱정스런 매일이 지나갔다. 하지만 신문사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다시 나쁜 관성에 이끌려갔다.

‘정기자’라는 타이틀을 앞둔 이 시점에서 8개월간의 신문사 생활을 되돌아보면 모자란 점 투성이다“. 가장 재밌게 썼던 기사가 무엇이냐”는 선배의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말이다. 취재를 할 때마저도 관성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해, 결과 물인 기사는 항상 모자란 것으로 보 였다.

낙수를 쓰기 위해 그동안의 신문사 생활을 되돌아보고 나에 대한 반성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관성은 나를 또다시 예전의 내 모습으로 이끌지 모른다. 하지만 낙수를 계기로 그간 보냈던 고민의 순간들과 변하고자 하는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기사를 볼 독자들과, 함께하는 동료 들과, 자꾸 자괴감에 빠지려 하는 내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취재원에게 이것저것 캐묻다 생겨 나는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음을 버리고 더 치열하게 취재할 것이 다.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쉴 궁리부터 하는 게으른 모습을 버리고, 더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으로 채울 것이다. 기획을 하고, 취재를 한 후 기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예전의 내 모습에서 조금씩,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관성과 ‘뜨겁게 안녕’할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되돌아 봤을 때, 기나긴 고민의 끝에 있 었던 이상적인 내 모습을 마주하고 싶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