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기 초 학부생들과 함께 우리가 살아야 할 기대수명과 장거리 여행 같은 우리 인생을 어떻게 대비하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대수명의 점진적인 증가와 발전하는 기술환경 변화도 그 순간에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주변에 실체를 갖고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30년 전 자부심으로 일관해온 단일민족이 지금과 같이 다문화사회로 바뀔 것으로 예측한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처럼,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차원의 환경 변화가 생태계와 우리의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 약 60세 정도였던 기대수명이 40년 후인 현재 80세를 돌파했고 15년 후인 2030년에는 100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대학의 학부생들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2040년에는 110세 혹은 그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건강하게 생명을 영위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110세에 못 미치겠지만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도래했을 때 학생들이 20대에 학문에 투자하고 30대 초반에 사회에 진출한다고 가정해 보면 무려 80년이란 세월을 20대에 투자한 노력의 대가로 노후를 보장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학부생들의 입장에서는 이전 세대보다 길어질 사회 활동 기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것인가? 기본적으로는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미래 준비를 해야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나머지 80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일본 작가의‘ 20대에 인생 연봉의 90%가 결정된다’는 책 제목처럼 단순히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도 20대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를 먼저읽고 방향을 제시하는 미래학자들의 다양한 저술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20~30년 후의 새로운 경제흐름, 직업, 사회구조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예측들이 포함되어 있어 진로 전망을 가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학부생들은 자신이 열어야 할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진 후 현명하고 지혜롭게 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을 입학하는 학부생들의 지적수준으로 볼 때 어떤 과정을 목표로 해서 국제적인 수준의 자격을 갖추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나머지 80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20대에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학력을 쌓고 경력을 관리할 것인가에 고민을 집중해야할 것이다. 지금처럼 부산대 학부생의 절반이상이 장학금을 수혜받고 있어 경제적 부담이 적은 경우 학부, 석사, 박사과정 혹은 그 이후 과정을 입체적으로 투자 대비 효과를 평가해보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해당분야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긴 호흡으로 고민하는 교수님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있다면 방향을 결정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30년 후 새롭게 떠오를 직업, 융·복합적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 기후변화, 에너지 저장기술, 노화, 산업구조의 변화 등에 대한 특별한 미래읽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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