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극단 이그라 최성우 대표

▲ 극단 이그라 최성우 대표

이번 부산연극제 경연 부문에는 총 아홉 팀이 출품한다. 그 중 극단 몽키프로젝트는 <뮤지컬 꽃동네>를, 극단 이그라는 <들꽃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8년에 극단을 창단한 부산의‘ 젊은 피’ 신예 감독 오리라 대표와 26년간 연극계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최성우 대표를 만나 부산연극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극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1989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연극을 시작했다. 유학을 갔다가 2005년에 부산에 돌아와 남천동의 한 극단에서 활동했다. 직접 극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2008년 아내와 함께 극단을 창단했고 2012년부터 명륜 열린아트홀에 정착하게 됐다. 이그라는 러시아어로 ‘연기’,‘ 놀다’라는 뜻이며 경상도 사투리‘ 이그라’(이그 아이가)와 비슷한 어감을 가지고 있어 이름으로 좋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사극으로 연극제에 출전한다

평소보다 큰 규모의 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올텐데 현대극보다는 역사극이 사람들에게 볼거리나 의미를 전달하는데 있어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작년 연극제에는 인조와 소현세자의 이야기를 다룬 <모함>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역사극은 많은 매체들에서 다뤄져 식상할 수 있지 않나

매체들은 서로 소재를 보고 해석하는 관점이 다르다. 우리는 현장감과 생동감을 최대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연극의 규모와 생생함은 타 매체들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실제로 작년에 TV에서 인조와 소현세자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방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극만의 경쟁력으로 식상함을 이기고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연극계에 종사했다.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이 있다면

문제점을 하나만 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부산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자체, 시민, 연극인 모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극단의 기획력 부재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초인 기획부터 잘 다져져 있지 않으면 좋은 연극이 나오기는 힘들다. 연극협회 등에서 기획을 전문적으로 총괄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연극의 관객 수가 줄어든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히 대학생 관객이 많이 사라졌다. 이전까지는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극장을 찾아왔는데, 요즘은 연극계와 대학생 간에 벽이 쳐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공짜표나 초대권 문화에 익숙해진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부산연극제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참여하는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좋은 축제라고 생각한다. 창작 초 연극만 공연되고 있는데, 이것이 연극제에서 일회성으로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아쉽다. 연극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작품들은 계속 공연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올해부터 대상작이 부산국제연극제에도 올라가지 못하게 됐는데, 이렇게 매번 초연만 하고 잊혀진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또한 예전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각본이나 공연들은 또 다른 해석으로 다시 한 번 관객과 만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산연극협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우선으로 하되, 장르를 다양화시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한다면 부산 연극계의 큰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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