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부산연극제가 지난 4일 부산문화회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연극의 열림, 몸의 끌림, 감동의 울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이번 연극제는 오는 20일까지 경연 부문인‘ IN’, 비경연 부문인‘ OFF’, 그리고‘ 부산시민연극제’ 등 세 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작 <운악>으로 시작한 이번 연극제는 경연 부문 아홉 작품과 비경연부문 세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운악>은 소설‘ 운수좋은 날’을 재구성한 것으로, 지난해 부산연극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부산연극제의 하이라이트인 경연 부문‘ IN’은 창작 초연작만 선보이며, 이를 통해 전국연극제에 부산 대표로 참가할 극단과 작품을 선발한다. 경연을 벌일 작품은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 △칼치 △가카가 오신다 △뮤지컬 꽃동네 △불꽃의 청년, 박재혁 △라랄라 흥신소 △들꽃소리 △웃으며 안녕 △천국이야기 등 총 9편이다. 각 작품은 삶과 죽음, 역사, 살인사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비경연부문인‘ OFF’는 소극장 연극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비경연부문에 오르는 작품은 △모자여행 △Y2 △아니나 다를까, 붕어빵 등 총 3개로, 모두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부산연극협회 관계자는 “시민들이 좀 더 소극장에 친밀감을 가졌으면 하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부산에 있는 많은 소극장들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연극제에는 프로 배우들 뿐 아니라 아마추어 시민들도 참여한다. 올해로 7회째 열리는‘ 시민연극제’ 부문은 올해 10개의 단체가 참여해 가장 높은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 주부, 노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단체가 조명이나 음향부터 연기, 연출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준비한다. <옹고집전> 준비를 도운 동구 노인종합복지관 이은희 씨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며“ 모두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연극제를 반기고 있다. 연극제를 찾은 김성준(다대동, 35) 씨는“ 인간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질 좋은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연극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부산연극제는 다양한 공연을 펼치며 32회를 맞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시민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김영은(무역 1) 씨는 “부산연극제라는 행사는 처음 들어봤다”며 “부산에서 열리는 행사가 워낙 많아 헷갈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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