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에 나선 영화감독 박찬욱

수많은 학생들이 줄 서 있었다. 입장을 위해 서 있는 동안에도 줄은 계속 길어져만 갔다. 모두 박찬욱 감독과의 토크콘서트를 위해 모인 학생들이었다. 지난 7일 1016 기념관에서 영화감독 박찬욱이 학생들과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환호와 함께 등장한 박찬욱 감독은‘ 영화의 도시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학생들의 고민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뤄졌다. 특히‘ 꿈’이라는 주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사회자가 서강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박찬욱 감독이 어떻게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박 감독은“ 서강대의 학풍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공부를 계속 할 지 고민을 하다가 영화감독의 꿈을 꾸었다”라며“ 영화감독이 되어서도 학교에서 배운 철학, 인문학적 사고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얻는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웃으며 자신의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방법은‘ 남의 험담’하기다. 이 답변이 나오는 순간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지만, 박찬욱 감독의 말이 이어지자 다시 조용해졌다. 그는 어려운 시절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의 험담을 하며‘ 나라면 그 장면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했다. 그 결과 박 감독은 스트레스를 풀며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은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학생들이 자신의 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실제로 그는 꿈이라는‘ 거창한 말’ 대신 계획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한다. 터무니없는 욕심을 없애고 목표를 쉽게 생각하기 위해 소소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아니면 말고’라는 자신의 가훈을 언급하며 “역량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도 옳지 않고, 무모하고 즐길 수 없는 일이라면 피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목표만 바라보게 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현재 사회가 목표 달성을 바라기만 하면 다 이뤄질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실패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라고 하며“ 도전을 ‘커다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시도’로 생각하면 실패해도 일어날 힘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진지한 조언에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의 강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박찬욱 감독과 사진을 찍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연단으로 달려갔다. 사진을 찍는 것을 마지막으로 토크콘서트는 마무리되었다. 박홍배(건축 2) 씨는“ 색다른 느낌의 강연이었다”며“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해준 강연”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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