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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지 못한 이야기] 편하지 못한 그들과의 동행기③ 동행 르포
  • 박성제 기자
  • 승인 2014.04.14 15:22
  • 호수 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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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장애학생들은 수업을 들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항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겪는 불편함은 없을까. 지난 10일, 그들의 학교생활이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시각장애 학생 김민수(특수교육 2) 씨를 직접 따라가 봤다.

수업 듣는 장애학생, “힘들지 않아요”

   
▲ (좌) 학교에서 무상으로 빌려준 점자기는 장애 학생들의 교재이자 노트다. 점자기 윗부분의 버튼을 눌러 필기를 할 수 있고, 아랫부분의 점자는 교재의 내용이 담겨있다. (우) 지난 11일, 다가오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을 맞아 우리학교 학생들이 장애인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으로 찾아간 제1사범관 건물에서 강의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강의실문 옆에 있는 표지판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난 뒤, 그는 강의실을 찾아가기 위해 강의실 표지판에 손을 올렸다. 표지판 위 튀어나온 숫자들로 강의실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는“ 표지판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의도적으로 튀어나온게 아니라서, 표시도 안 된 건물들도 많다”며“ 튀어나와 있지 않으면 강의실 찾아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처음에 잠깐 목적지를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는 곧바로 자신의 강의실을 찾아갔다.

그는 책상을 짚으며 주위를 파악한 후 빈자리를 찾아갔다. 이후 그는 가방에서 교재이자 노트인 점자기를 꺼냈다. 그가 공부하는 교재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직접 구입해 지원해준 자료다. 이 교재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한글문서파일로 작성해 장애학생들에게 제공해준다. 이러한 파일은 점자기에 인식돼 장애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기의 점자로 나타난다. 이번 학기에 총 24학점의 강의를 신청한 김민수 씨는 벌써 9권의 책을 맡겼다. 그는“ 너무 책을 많이 맡겨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그의 손도 빨라졌다. 그의 현란한 손놀림은 점자기를 사용하는 데 매우 익숙해 보였다. 교수가 책을 읽을 때는 점자기의 밑에서 나오는 점자로 책을 읽었고, 필기할 때는 점자기의 윗부분의 버튼을 이용해 기록했다. 수업 관련 영상자료가 나올때면 그는 교수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인다. 김민수 씨는“ 영상이 나올 때면 어떤 이야기인지 알기 위해 주위 분위기나 말을 더 집중해서 듣게 된다”고 말했다.

수업을 마치고 난 뒤 강의실을 나온 그는 곧바로 현재 살고 있는 웅비관으로 향했다. 그가 학교에서 하루 동안 다니는 동선은 정해져 있다. 학교가 넓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 그는 수업을 듣는 건물의 동선을 미리 익혀둔다. 김민수 씨는“ 동선이 헷갈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일부러 웅비관에 올라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불법주차, 도서관 이용 ‘개선방안 필요해’

김민수 씨는 학습적인 면에서는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현재 쓰고 있는 점자기도 학교에서 무상으로 빌려주는 것이다. 교수계획표에도 장애학생들을 위한 안내가 필수적으로 적혀있다. 더불어 시험을 칠 때도 교수가 제공하는 한글문서 파일 문제를 점자기에 인식시켜, USB로 답안지를 제출할 수 있다. 과제 또한 점자기로 작성해 한글문서파일로 제출할 수 있다. 그는“ 수업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은 점자기로 읽을 수 있게끔 제공되기 때문에 모자란 부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민수 씨가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그가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우리학교 도서관의 이용이었다. 바로 자리 배정기계가 터치스크린의 방식으로 이뤄져 사용이 어렵게 때문이다. 그는“ 일부러 기계가 작동되지 않는 6시 이후에 도서관을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가 염려하는 점은 흰 지팡이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내 도로는 유도블록이 없는 편이라 장애 학생들이 도로를 걷기에 위험할 때가 있다. 특히 불법주차로 인한 문제는 더 심각하다. 김민수 씨는“ 지팡이로 중심을 잡고 가다가 불법주차가 되어 있으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도 중간에 나무가 심어져 있거나 좁은 길에 학생들이 붐빌 때면 갈피를 못 잡을 때가 많다. 실제로 흰 지팡이를 사용하는 김동희(공공정책 1) 씨는“ 중앙에 있는 나무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며“ 웅비관의 나무판으로 이뤄진 길이 좁아서 학생들이 많을 땐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내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꾸준한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변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어려움을 겪는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는 것을 어떨까.

 

박성제 기자  sjpark972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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