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확실하게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학생들보다는‘ 어떤 것이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 잘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다.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가지는 것은 잠깐이고, 취업을 위해 이것저것을 준비하면서도 뭔가 확실히 잡히지 않는 막연함에 불안해하며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많이 하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목표를 가지고 노력을 하라’라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말이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하는 너무나 상투적인 충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겪어보지도 않은 미래의 목표를 정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지 틀리는지, 더 나은 길도 많은데 잘못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수 많은 고민들이 시작 되는 것은 아닐까.

필자 역시도 대학생활의 후반기에는 그러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시절에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선택함으로써 어느 정도 직업의 방향을 예측할 수가 있었고, 정해진 길로의 취업을 할 것인가, 학업을 계속할 것인가의 결정이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요즘의 사회에서는 경우의 수가 너무도 많아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같다.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검색해서 가장 좋은 조건의 무언가를 골라내는데 익숙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진로와 취업에 대해서도 모든 상황을 비교해 가장 완벽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선택과 결정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로의‘ 목표’, 인생의‘ 목표’는 완벽하고 거창한 것이어야 할까. 필자의 경험으로 내리는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해 파악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또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목표가 일단 정해지면 그것을 향해 가는 길은 지름길일 수도 있고 우회하는 도로가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다르듯이 같은 코스를 가더라도 속도는 제각각일수도 있다. 남보다 돌아가고 느리게 가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주변을 샅샅이 볼 수도 있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종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가 어딘지 잊지 않으면 된다. 정한 목표가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고민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불안하겠지만 일단 출발해서 가다 보면 확신이 생기면서 더 잘 갈수 있는 길이 보이게 되고, 점차 완벽하게 만드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강의실에서 못다 한 얘기를 써 달라는 의뢰를 받고 여러 가지 생각은 많았으나, 정리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어른들이 늘 하는 말을 또 반복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고 싶었던 말은 미래에 대해 불안한 마음만 앞세우지 말고, 어떤 방향을 향해서든 일단 발을 내디뎌 보라는 것이다. 젊음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믿고서….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