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며 매주 수요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가지는 집회의 이름이다. 이 집회는 1992년부터 23년간 이어져 오고 있으며 단일 단체가 주최하는 최장집회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그렇다면 왜 할머니 들은 꾸준히 집회를 하는 것일까.

요즘은 수많은 뉴스들이 우리를 스쳐 가고 빠르게 잊혀진다. 그러나 그 중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위안부 문제다. 일본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군국주의의 망령이 깃든 야스쿠니신사에 총리와 많은 정치인이 참배를 하고 있다. 또한 명백한 범죄 행위인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사과한‘ 고노 담화’마저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237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중 55분만이 생존해 계신다. 고령이 되어버린 할머니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회를 해오는 것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금전적 보상을 위해서는 아니다. 필자는 일본이 저지른 전 방위적 범죄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의 파렴치한 행동을 고발할 수 있는 산증인인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있다. 어쩌면 할머니들은 본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실 수도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위안부 문제는 우리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이런 결과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언론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때만 관심을 갖는 ‘일시적인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뿐이다.

한편, 수영구에는 부산 유일의 위안부 박물관인‘ 민족과 여성역사관’이 있다. 수영교차로에서 망미동 쪽으로 향하는 길의 왼편에 있는 이 작은 역사관에는 전 세계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잊어서는 안 될 수 많은 기록들이 있다. 그리고 위안부 재판 과정과 일본의 대응에 관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평생 한을 가슴에 품고 사셔야 했던 고 김순덕, 강덕경 할머니가 직접 그린‘ 못 다핀 꽃’‘, 끌려가는 날’ 등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 역사관은 위안부 문제대책 부산협의회장인 김문숙 회장이 2004년 9월 자비를 들여서 개관했다. 역사교육에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김문숙 관장의 신념에 따라 입장료를 받지 않고 오직 후원과 부산시에서 지원받는 연간 700만 원 정도의 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근 자금난에 시달려 폐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더 많은 역사관을 건립해도 모자랄 판국에, 있는 역사관마저도 자금 문제로 폐관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이 글을 읽는 효원인 중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마음속으로라도 응원하지 않는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때는 바야흐로 봄이고 꽃들은 그 꽃망울을 틔우고 있다. 효원인들의 마음도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하는 발걸음과 관심으로 틔워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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