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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버금가는 사교육, 대학생은 고등학교 4학년?
  • 박성제 기자
  • 승인 2014.04.06 15:43
  • 호수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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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신희연

‘수업 따라가기가 어려워’
‘개인 공부 보충을 위해’
인강 듣는 이유도 다양

학생과 교수간의
소통이 절실

인터넷 검색창에‘ 대학 강의’를 검색해보면‘ ○○○ 학습 사이트의 대학수학 강좌 들을만한가요?’와 같은 질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질문을 올린 이들은 대학 공부를 위해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를 듣는 대학생들이다. 인강 사이트들은‘ 대학 공부의 멘토’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며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과거 대학 입시를 위해 수도 없이 사교육을 접했던 그들이 다시 사교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커리큘럼부터 수강 후기까지 꼼꼼한 ‘대학생 인강’

현재 ‘대학생들을 위한 인강’을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는 4개 정도다. 그리 많은 개수가 아님에도 이미 많은 학생들에게‘ 제2의 강의실’로 인식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주로 이공계열 강좌를 많이 듣는 편이었다. A 사이트에서는 대학수학, 상경계열, 자연과학, 공학계열 강좌가 나열돼있었으며, B 사이트에서는 수리통계학, 공업수학, 대학기초수학 등의 강좌들을 개설하고 있었다. 더불어 이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학습 서비스는 웬만한 입시사이트에 버금갔다. 커리큘럼을 비롯하여 꼼꼼하게 작성된 수강 후기는 학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학생들이 올린 질문마다 상세히 답변이 달리는 게시판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기초가 부족해’,‘ 수업이 어려워’ 돌파구는 사교육?

학생들이 인터넷강의를 듣는 이유는 다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다. 박혜인(성균관대 전자전기공 2) 씨는“ 지난해에 처음으로 들은 공대 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며 “내용 자체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관련 인강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환(식품공 3) 씨 또한 “교수님의 설명으로 공부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며“ 기초부터 심화된 과정까지 꼼꼼히 설명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복학생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했다. 이번 학기에 복학한 A(환경공 2) 씨는“ 학과 공부의 기초적인 부분을 많이 잊어버린 상태에서 전공 수업을 들으려니 힘들다”며“ 인터넷 강의가 있으면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문과 출신인 이공계열 학생들은 인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김주연(배제대 간호 2) 씨는 “이과 계열 강의를 혼자 공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일부 수업을 인강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우경진(고신대 간호 2) 씨 역시“ 고등학교 시절 배우지 않았던 생물 수업이 너무 어려워 좋은 인강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사교육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이시복(기계공) 교수는 “인강은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방황하는 만큼 생각하는 깊이가 깊어질 수 있으니 인강에만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유인권(물리) 교수는“ 뭐든지 공부하려고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더 열심히 공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이로 인해 좋은 학점을 얻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과의‘ 불통’, 대학 자체적 노력이 필요

학생들이 사교육을 선택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교수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존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학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성과급적 연봉제 등 갈수록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중요시하다 보니 학생들의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어문계열의 경우 해당 언어에 대한 기초 학습이 부족함에도, 교수에게 질문하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학생이 많았다. B(불어불문 1) 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교수님께 물어보기가 꺼려져 학원을 다니게 됐다”며 “알파벳을 배우지 않고 바로 본문으로 들어가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신현정(경북대 독어독문 2) 씨는 “학생들의 학습수준에 대한 고려없이 수업이 진행돼 어쩔수 없이 인강을 들었다”며“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휴학을 하고 따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적극적이지 못한 학생들의 태도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현민(수학) 교수는“ 몇몇 학생들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시간적으로 여유가 안 돼 학생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적도 있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제도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대안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대학은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이 해당 학과의 조교의 도움을 받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김현민 교수는“ 우리나라 재정상 이러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며“ 학생들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연구원 역시“ 학생들이 수업에서 어려워하는 부분도 결국은 대학 안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  sjpark972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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