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주 대학문화부장

지난 1월, 어느 과학자가 단 두 편의 논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오보카타 하루코 박사다. 그는 체세포를 자극하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만능세포(STAP)’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일각에서는 그가 올해 노벨상을 거머쥘 것이라는 추측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난 10일, 그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교수가 해당 논문에 의구심을 표했고, 오보카타 박사는 표절 및 허위사실 기재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지난 14일, 논문 취하에 동의한 그는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잠적해버렸다. 세계를 놀라게 한 젊은 과학자의 발견이 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대한 사기극으로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오보카타 박사는 여성과학자인데다가 31세라는 젊은 나이였고, 언론은 앞다투어 그와 관련된 기사를 써냈던 터라 후폭풍은 더욱 거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보카타 박사 사건을 접하며‘ 황우석 사태’가 오버랩돼 혀를 찼을 지도 모르겠다.

과학기술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반복되는 결과 번복과 이해관계에 따라 번번이 펼쳐지는‘ 사기극’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민중을 위한 과학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 과학기술이 독재자와 권력층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될 뿐 실제로 우리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어디 과학뿐이겠는가. 신뢰는 대상에 대한 다음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최근엔 자의가 아닌 타의로, 너무나 쉽게 신뢰를 잃는다. 대학에선 매년 비슷한 공약이 등장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며‘, 높으신 분들’은 손바닥 엎듯 공약을 뒤집는다. 이는 믿어볼 수밖에 없는 간절한 마음을 이용하는 거짓말들이기 때문에 더욱 악질이다.

이쯤에서 지면 상단의 발행일을 잠깐 살펴보기 바란다. 우리는 4월을 맞아 소위‘ 낚이’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알 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영국 BBC 방송은 거의 매년 만우절을 맞이해 황당한 거짓 기사를 내보내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957년 보도된‘ 스파게티 나무’다. 스위스에서 이상 기온현상으로 나무에 스파게티가 열렸다며 농부들이 나무에서 스파게티 국수 가닥을 뽑아내는 모습을 보도한 것이다. 방송 이후 나무의 재배 방법을 묻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필자는 독자들이‘ 물고기’가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단지 만우절에 돌고 도는 싱거운 거짓말에 속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대표자라는 이름으로 나선 이들이 어떤 화려한 거짓말로 우릴 속이려 드는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부대신문은‘ 굳이 오늘’ 선언한다. 거짓 없는 기사를 쓰겠다. 그리고 누가 어떠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 또한 그래서 정말‘ 여러분’들에게도 부탁하고 싶다. 우리학교 학생들, 더 나아가 국민들을 속이는 사기극을 준비하지 말아 달라. 부대신문 기자들이 쓰고 싶은 기사는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 따위가 아니다. 세상에‘ 완전사기’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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