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지하철역 1번 출구 앞 방치된 공사터. 앞쪽에는 가림막이 처져있어 그나마 관리가 이루어 지고 있지만, 뒤쪽은 가림막이 군데군데 찢겨 쓰레기가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인근 업주,“ 매출에 타격이 크다”
재개발 보상 문제에 해결 난항

우리학교 앞 수년째 공사가 중단돼, 빈 공터로 방치된 곳이 세 곳에 달한다. 인근 상권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재개발 보상 문제가 얽혀있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대학교역(이하 부산대역) 1번 출구 앞 황금상권이라 불리는 곳에 1,000여㎡의 부지가 방치돼있다. 2012년 구청에서 공사허가를 받았지만, 시공사의 부도로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6년 전에도 똑같은 이유로 공사가 무산된 적이 있다. 수년째 공사가 진행되지 않자 공사장은 흉물스럽게 남아 인근 상권에 타격을 주고 있다. 하루 평균 만 8천여 명이 부산대역을 이용하지만 1번 출구는 휑하기만 하다. 공사장 바로 옆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태(연산동, 38) 씨는“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니 사람들이 1번 출구 앞으로 잘 오지 않는다”며“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 부곡동 재개발 부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철거가 중단된 채 방치되어 있다

장전동 474-23의‘ APM’ 쇼핑몰 부지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2,597㎡의 부지에 대형 쇼핑몰 건설이 계획됐지만, 공사가 중단돼 7년째 방치돼있다. 부지 안에는 공사용 가건물 외에는 다른 건축물을 지을 수 없음에도 현재 위법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재개발 과정에서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방치된 곳도 있다. 우리 학교 길목에 위치한 부곡동 267-74번지. 지하 5층 지상 43층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8년째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개발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시행사와 세입자 간의 보상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권리금을 받지 못한 몇몇 세입자들은 재개발 부지에 남아있다. 폐가들 사이에서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서정길(부곡동, 54) 씨는“ 주위가 허름하다 보니20년 단골도 장사를 그만둔 줄 안다”며“ 이곳에 남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삶이 바로 지옥”이라고 하소연했다.

세입자들이 재개발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권리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꽃집을 운영하는 성지은(부곡동, 42) 씨는“ 권리금이 한해 수익금에 달하는데, 그것의 20%에도 못 미치는 보상금만 받고 쫓겨나면 살길이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이들을 구제할 제도적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공사를 시행하는 측은‘ 토지 등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업보상금만 지급하면 된다. 35년간 같은 자리에서 약국을 운영해온 김정혜(부곡동, 64) 씨는“ 재개발이 이뤄지자 토지 소유주는 고가의 보상금을 받고 떠나고, 세입자들은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부곡동 267-74번지 재개발 담당 한신이앤씨 관계자는“ 세입자와의 법적 공방에서도 우리가 승소했다”며“ 이미 보상금은 지급했으며 세입자들의 권리금 요구는 타당하지않다”고 전했다.

▲ 부산대지하철역 1번 출구 앞 공사터, 쓰레기더미로 변해 인근 상권에 타격을 주고 있다

공사 터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자 금정구청에서는 공사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금정구청은 한신이앤씨와 대표자를 형사고발 하고 이행강제금 3억여 원을 부과한 상태다. 장전동‘ APM 쇼핑몰’ 부지는 오는 3월까지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공증각서를 작성한 상태다. 부산대역 1번 출구 앞 부지도 오는 5월 31일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각각의 사업에는 분양자, 투자자 문제가 얽혀있어 건축허가 취소는 쉽지 않은 상태다. 허가가 취소되더라도 채무 정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계속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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