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선택 ‘어패럴과 웰빙’ (장정대 교수)

   
파란 쪽빛에 학생들이 감탄한다

  장정대(의류) 교수가 양복 위에 노란 앞치마를 입고 들어서자 학생들의 웃음보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장성빈(경제 1) 씨가 “다양한 실습과 재치 있는 교수님 덕분에 수업시간이 짧게 느껴져요”라며 웃어 보인다. 
 

  오늘 수업은 한해살이 풀인 쪽을 이용한 천연 염색을 하는 시간이다. 장 교수가 “지난 시간에 황토 물을 들인 천을 들어 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자랑스럽게 천을 펼친다. 김정수(나노과학기술 1) 씨는 자신의 자수 손수건을 보며 “더 예쁜 색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친다.
 

  본격적인 쪽 염색에 앞서 장 교수는 학생들에게 직접 쪽을 재배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준다. 천연염색은 보통 식물의 뿌리나 줄기, 잎, 껍질, 꽃 등의 색소를 얻어 사용한다. 자연에서 얻어진 염료는 아름다운 색을 지닐 뿐만 아니라 고유한 항균 능력도 지닌다. 장 교수는 “천연염색은 먹어도 되고 입어도 되는 색을 얻을 수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자연 염료를 이용한 염색은 삼국시대 전부터 이어져왔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합성염료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공장에서 생산한 기성복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천연염색은 생소하다. 강미미(무역국제 1) 씨는 “평소 천연염색을 접하기에 쉽지 않았는데 수업을 통해서 염색의 즐거움을 알았어요”라고 말한다.
 

  간단한 천연염색에 대한 이론공부가 끝난 뒤, 학생들과 교수는 실습실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쪽 염색 작업에 들어간다. 실습실 안은 비릿한 냄새로 가득 차 있다. 학생들이 “이상한 냄새 나요”라며 코를 막자 장 교수가 웃으며 “쪽을 발효시켜 염료를 얻기 때문에 냄새가 나는 거야”라며 웃는다. 쪽을 이십 여일 정도 발효하고 쪽물을 우려낸 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천을 염색하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학생들은 색이 잘 들도록 천을 초록빛 쪽물에 넣은 후 얼마간 기다린다. 장 교수가 “천연염색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지”라며 쪽물을 흠뻑 빨아들인 천을 꺼낸다. 천을 물에 헹구고 꼭 짠 뒤 공기 중에 놔두니 점점 파란 쪽빛이 선명해진다. 주혜인(경영 1) 씨가 “합성염료는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천연염료는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요”라며 쪽빛 천을 들어 보인다.
 

  염색이 끝나고 다시 강의실로 돌아와 장 교수가 “다음 시간에는 티셔츠로 염색을 해보겠습니다”라고 알리자 학생들의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하다. “학생들이 자연과 마음으로 대화하고 이를 닮아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는 장정대 교수의 바람대로 학생들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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