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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길잡이] 헤플 수 있는 특권, 청춘
  • 현정 섹스칼럼니스트
  • 승인 2014.03.1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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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돌입한 후 결혼한 친구든, 지지부진한 연애를 하는 친구든, 지금 막 뜨겁게 타오르는 연애를 하는 친구든 자신의 20대를 회상하며“ 다시 스무 살이 되면, 연애 백만 번 할 거야! 아니 백만 명이랑 잘 거야!”라는 말을 내뱉는다. 단군 이래 과장법도 이런 과장법이 없을 말을 내뱉는 까닭은 걱정만 앞서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고 관계를 겁냈던 그 당시의 우리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서른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모태솔로인 사람들의 고민을 접하게 될 때가 있다. 연애는 해봤지만 섹스에 있어서는 결벽적인 사람도 있었다. 제도적 결합인 결혼을 해야 섹스할 수 있다는 완고한 의식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어찌하다 보니 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고 해가 지날수록‘ 이 나이에 여전히 경험이 없다’는 것이 흠이 될까 봐 주저하게 되는 것이 태반이다.

이런 경우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냥 해봐. 해보면 별거 없다는 거 알게 될 거야.”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자신이 한 발 내딛지 못하고 있는 걸 주변에서 등떠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애든 섹스든 두려움이 크다는 건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다. 동시에 상처받기 싫다는 걸 의미한다. 나의 욕망대로 섹스를 하면 상대에게 헤프고 쉬운 애로 보일까봐 겁이 나기도 한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하는 일에‘ 섹스’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려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나의 중심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순 없지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찾게 되면 그 중심은 단단해진다. 그걸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험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한 남자와의 오랜 연애로 20대를 다 바친나의 경우에 비추어보았을 때 20대를 하나의 페니스로만 기억한다고 해서 내가 조신하고 지조 있는 여성이라는 자부심 따위 전혀 없다. 오히려 그때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났으면 익숙해지고 편해서 좋은 연애가 아니라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연애가 무엇인지 빨리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섹스의 방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중하고 무거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본능적인 섹스에 있어서만큼은 가벼워져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기 위한 이기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기만하라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이런저런 고민에 휩싸이기 보다는 흐름에 맡기라는 것이다. 상대가 가진 동물성을 느껴보는 것, 의외로 한 인간의 실체를 빨리 파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진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탐험은 몇 번의 실패는 기본이다. 내가 다칠 수도 있다. 그렇다 한들 내가 쉽거나 헤퍼지는 건 절대 아니다. 처음 옷을 벗기는 쉽지만 두 번째는 어려운 사람이 되라. 스스로 리트머스 지가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앞서 말했듯이 섹스를 했다고 세상이 달라지지도 변하지도 않는다. 그건 아주 은밀해서 특별한 것처럼 보이지만 부풀려진 이미지처럼 특별한 일은 결코 아니다. 시간과 에너지, 마음과 상처를 헤프게 주고받아도 되는 유일한 시기는 청춘이라 명명될 때뿐이다. 때를 놓치면 모험심을 발휘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섹스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을 익힐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현정 섹스칼럼니스트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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