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 속 쉼표를

   

  소설(小設)은 말 그대로 작은 이야기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풀어내는 것도 소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백송이(신문방송 2) 씨는 가끔 ‘작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어 나간다. 최근 정보화 시대와 함께 아마추어들의 창작 소설이 늘고 있다.
 

  지난 9월 일상 속에서 문학적 특성을 찾아내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모임이 부산에 생겼다. 김의숙(강원대 스토리텔링) 교수는 “스토리텔링은 일상의 모습을 흥미롭고 생생한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 모임은 매주 부산의 곳곳을 탐방하고 이야기 거리를 찾는다. 김학수 회장은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글을 만들고 있어요”라며 “전문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상력만 있다면 누구든 가능하죠”라고 소개했다.
 

  일반인들의 창작 욕구가 커지면서 아마추어 작가들이 창작물을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는 통로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창작 블로그를 열었다. 평소 소설을 쓰고 싶었던 아마추어의 풋풋한 작품들이 블로그에 연재되고 있다. 한 달 사이 블로그 연재회원 수가 500명에 육박하고 전국 인터넷 서점 중 유일하게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출판사 호빌밭 장현정 발행인은 “자기표현이 중요해진 시대에 1인 출판이나 블로그를 통한 창작 형태가 늘어나고 있어요”라고 분석했다.
 

  A4용지 한바닥 분량의 소설을 쓰는 대안출판프로젝트 ‘한 페이지 단편소설’(한단설)도 있다. 한단설은 회원이 꾸준히 늘어 6000명이 되었고 9권의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 운영자 서진 작가는 “부담 없는 짧은 분량의 글로 다른 사람과 소통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숨통을 틔울 수 있어요”라고 취지를 밝혔다. 한단설에서 연재하고 있는 닉네임 천년의 조지 씨는 “창작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할 수 있어요”라고 장점을 꼽는다.
 

  이 같은 ‘소설가’가 아닌 현대인들의 창작 행위는 자본주의 속 현대인의 척박한 삶의 하나의 쉼표가 될 수 있다. 김수우 시인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시대 속에서 글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고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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