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학번인 필자는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어 이제는 14학번이다. 10년 전과 지금의 대학교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장 내일의 학점을 걱정해야 하고, 졸업 후에 취업 준비도 해야 되고, 할 과제는 많은데 시간은 항상 부족한 거 같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일년이 지나간다. 한마디로 놀 시간이 없다. 10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 대학생이 논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는 대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놀아라! 물론 수업을 빼먹고 저녁마다 술을 마시면서 놀라는 뜻이 아니다. 학교를 떠나 사회 밖으로도 눈을 돌려보고, 많은 사람들을 사귀어 가면서 타인을 이해도 해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남에게 배워도 봐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주위에 사람이 늘어나고 그 사람들은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내 주위 친구 중에 10년 뒤 가장 성공할 것 같은 사람이 누구일까?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무엇이 다를까? 아마 그 사람은 주위에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주위에 사람이 많다는건 인적 네트워크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걸 사회에서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대학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으니깐 배우질 못한 거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잘 놀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모른다. 요즘 흔히들 소통의 중요성을 많이들 이야기한다. 인적 네트워크! 인맥! 인간 관계! 이것들은 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사람이 형성해 나가야 하는 기초 과정이다. 이 기초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한 번씩 스스로 고민도 해보고 질문도 해보길 바란다. 10년 뒤 내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지금 내 옆에 있는가? 10년 뒤 내 친구가 무언가를 한다고 할 때 나는 그 친구를 도와줄 수 있는가? 인간관계는 진심에서 만들어지고 진심은 진정성에서 우러나온다. 대학생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는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속박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완전히 속박의 꼬리를 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일탈은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잘 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배려, 이해, 양보, 박애, 평등, 사랑 등 수많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부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확실한 인적 네트워크를 다져가는 대학생이 되길 바란다.

부디 열심히 놀 줄 아는 대학생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