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던‘ 안녕들 하십니까’. 그 열풍은‘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뚫고’ 나아가던 우리에게 주위를 둘러보는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에 모두가 환호했고, 대학 곳곳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대자보가 하나둘 씩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 사회에 무심했던 대학생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반가움도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돼버렸다. 지난달 필자가 고려대에서 취재했던‘ 안녕, 총회’는‘ 가득 찼지만 공허한’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강당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지만, 한껏 불타올랐다 꺼져버린‘ 안녕들’의 쓸쓸한 모습은 지울 수 없었다.

총회에 참석한 뒤 느낀 점은 두 가지다. 한가지는‘ 안녕들’의 시대는 정말‘ 한 때’가 돼버렸다는 것이고, 이제는 더 이상‘ 우리들’이 아닌‘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린 것이다. 얼마 전 필자의 수업 시간에 있었던 사건만 봐도 요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수 있다. 한 학생이‘ 안녕들’에 대해 설명하자, 교수님은‘ 그것이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사회운동이다’고 대답했지만,‘ 현재는 어떻게 되었냐’는 교수님의 질문에는 끝끝내 답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흐지부지되지 않았냐’라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충분히 공감 가는 상황이다. 필자라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고, 그 강의실에 있었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안녕들’ 그 이후, 우리에게 남은 것은 페이스북‘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에 눌렀던‘ 좋아요’의 흔적뿐이었으니 말이다.

과연‘ 안녕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되풀이했던‘ 대중성’과‘ 조직력’일까. 그것들은 어디에서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이다. 현재 그들이 추구하는‘ 공론장의 역할’과 ‘자유로운 분위기’ 또한 당연한 것들이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것들이 충족되더라도, 필자는 찜찜한 기분을 여전히 버릴 수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풀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안녕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취재 당시 필자가 공감했던 부분은‘ 뚜렷한 목표 설정’이었다. 그들은 지향해야 할 점과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던져왔던 의제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인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 이 같은 목표의식이 뚜렷이 된다면 대중성과 조직력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섣부른‘ 정치세력’으로 몰려 모두의 관심 밖의 단체가 되기 전에 총 노선을 재점검하고 결정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 때‘ 안녕들’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그들이‘ 권토중래’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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