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안녕들하십니까'] [현장] 안녕 총회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지난해 12월의‘ 안녕들 하십니까’. 그‘ 안녕들’이 지난달 22일 고려대학교 대강당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 너머의 답을 찾기 위해‘ 안녕, 총회’(이하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우리가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갈, 함께 나누는 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초대 말에 답한 50~60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참여한 이유도, 안녕치 못한 이유도 다양 

▲ 지난달 22일 2시, 고려대 대강당에서‘안녕, 총회’가 열렸다. 그동안의 활동을 되새긴 뒤,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 입구에서는‘안녕들 하십니까’의 시작을 알렸던 주현우 씨의 대자보가 자리 잡고 있다.

총회는 영상을 통한‘ 안녕들’의 활동보고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안녕들’은 현재 △대학 안녕 △지역 안녕 △여성 안녕 △청소년 안녕 △성소수자 안녕을 기본 네트워크로 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내부적으로 출판팀과 기획팀으로 나눠져 있다. 이날 1부 사회를 맡은 최하영 씨는“ 원래 하나의‘ 안녕들’이었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 현재 다섯 개의 네트워크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순조로운 토론을 위해 다섯 사람씩 조가 나눠졌다. 참석자들은 오마이뉴스와 21세기 대학뉴스 기자, 민주노총 회원, 일반학생 등으로 이들이 참석한 이유는 다양했다. 그 중에는‘ 청소년, 안녕들 하십니까’를 대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어른들의‘ 안녕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안녕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후원계좌가 찍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청소년 안녕들 하십니까’에서 활동하는 이수민(광명시, 17) 씨는“ 중학교 때 ‘우리 사회는 왜 이렇지?’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 공부 외에 사회 사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후‘ 청소년 안녕들’에 참여하면서 이번 총회에도 오게 됐다”고 밝혔다. ‘안녕들’의 대학 안녕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태경 씨는“ 주현우 씨를 따라‘ 책임감 있는 분노가 필요하다’는 피켓을 쓰게 됐고,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녕들’이후 자신들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안녕들’ 출판팀에 소속돼있는 있는 김영규 씨의 직책은 취업준비생에서 안녕들의 출판팀 구성원으로 바뀌었다. 그는“ 과거에는 사회문제는 녕 나 자신도 돌아볼 시간이 없었지만‘, 자기소개 속에 내가 없다’는 한 대자보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의‘ 유행’처럼, “이러다 공중분해 되겠어”

▲ 지난달 22일 2시, 고려대 대강당에서‘안녕, 총회’가 열렸다. 그동안의 활동을 되새긴 뒤,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 입구에서는‘안녕들 하십니까’의 시작을 알렸던 주현우 씨의 대자보가 자리 잡고 있다.

이후 현재의‘ 안녕들’이 가지는 문제점을 꼬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 대부분은 대중들과의 소통 부재, 뚜렷한 목표 결여 등에 공감했다. 성소수자 안녕팀의 양희성 씨는“ 이러다 금방 끓었다가 식어버리는‘ 냄비’근성의 단적인 예가 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강태경 씨 또한“ 지난번에 열린 대자보 백일장 행사에 새롭게 참여한 사람이 없었다”며“ ‘보여주기식’보다 조직력을 키워 새로운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뚜렷한 목표의식의 부재를 염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21세기 대학뉴스 성우종 기자는“그저 성토로 끝나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밌지만 진중하게, 신선하지만 낯설지않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웃음’과‘ 신선함’이었다. 강태경 씨는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에 올렸던 영국드라마‘ 셜록’ 패러디를 언급하며‘ 재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진솔한 대화를 위한‘ 술 마시고 진행하는 팟캐스트’가 제안됐다. 강훈구 씨는“ 술을 마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출판팀 박혜민 씨는“ 우리는 지금까지 말하는 데 바빴다”며“ 이제는 듣는 시간이 필요할 때”라고 말하며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지자고 말했다.

끝으로‘ 안녕들’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출판팀은‘ 총 238개의 대자보를 책으로 엮을 것’이라고 밝혔고, 대학팀은 ‘전국에 있는 대학의 고질적인 문제를 기본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성소수자와 지역, 여성 안녕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소리를 듣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하루 동안의‘ 안녕, 총회’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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