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캠퍼스를 떠난 방학. 어느 일요일, 한산한 정문에 ‘아파하는’ 학교를 청소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있다. 박시훈(경영 3) 씨와 그의 글을 읽고 모인 권보군(환경공 2), 허동률(토목공 2), 한도원(기계공 3), 송영진(재료공 3) 씨다. 박시훈 씨는 학교 자유게시판과 마이피누에 함께 학내를 청소할 학생을 찾는 글을 올렸고, 이에 동조한 학생들이 날을 잡아 모이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장전동 일발장전’을 관리하고 있는 서맑음(농업경제 09, 졸업), 김정우(심리 07, 졸업), 최지웅(신문방송 2) 씨도 함께 청소를 하고 활동을 알리기 위해 참여했다.

▲ 사진=박성제 기자

평소 학교에 쓰레기가 많다는 생각을 했던 박시훈 씨는, 지난달 2일 50L의 쓰레기봉투와 목장갑을 사서 학교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는 “50L의 쓰레기봉투를 꽉 채우고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혼자서 하기에는 버거움을 느꼈다”며 “청소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고, 단 한 명이라도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글을 읽고 직접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고, 쓰레기 수거 장비를 총무과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정보와 쓰레기가 많은 장소를 알려주며 격려해준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은 2월 8일과 9일에 이어 함께 청소를 한 세 번째 날이었다. 정문에서 출발해 두 개의 조로 나누어 성학관에서 인문대 건물 뒤편, 물리관 앞에서 건설관 옆 산책로까지 청소했다. 인도 옆 흙길에는 먹다 남은 음료수 캔, 음식물,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묻혀 있었다. 이 날 처음 청소에 참여한 권보군 씨는 “평소에도 학교에 쓰레기가 많다고 느꼈는데, 직접 청소해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문대 건물 뒤편에는 담배 꽁초가 빼곡했다. 한도원 씨는 “쓰레기를 줍다 보면 담배꽁초가 가장 많다”며 “학생들이 담배를 많이 피는 장소에 쓰레기통을 설치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사진=박성제 기자

미리내골과 산책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쓰레기는 많았다. 이들이 청소하는 장면을 목격한 김광현(생물교육 4) 씨는 “자세히 살펴봐야 쓰레기가 보이는 것 같다”며 “시간이 가능하다면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 김순애(장전동, 53) 씨도 “평소 학교 안을 지나다가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학생들이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아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약 2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는 100L짜리 쓰레기봉투 2개를 꽉채웠다. 세 번의 청소동안 이들이 주운 쓰레기는 650L에 달했다. 허동률 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한 번이라도 참여하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고 말했다. 박시훈 씨도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하는 활동보다는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참여하는 캠페인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의 활동은 개강 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깨끗한 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보탬의 손길이 이어지길 바라본다. 

 

(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MYPNU, mypnu.net/4077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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