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가 분주하다. 필자도 그러하다. 조교로 일한 지 일 년, 두 번째 새내기를 맞는 기분이 새삼스럽다. 지나온 1년을 되돌아본다.

필자가 신입생 시절 학과사무실에는 넘기 힘든 문턱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공과대학에서 많은 남학생들을 상대하기 위한 필연적인 강경함이었던 듯하다. 그 땐 학과사무실에 가는 것이 무서워 다른 친구에게 용무를 대신 부탁하기도 했다. 부탁받은 친구는 말 그대로 총대를 메고 들어갔다. 그런 기억때문인지 처음 조교 일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한 번 학과사무실에 온 학생은 이름을 기억해 보려 노력하고, 그 학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아두고자 했다. 자신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었을 때, 학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관계란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 힘들었다. 그들도 새로운 조교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몰라 머뭇거렸다. 조교와 학생의 관계란 것이 묘해서 단순히 행정인 듯 보이나 실상 그렇지 않다. 소통이 잘 이뤄져야 학사가 잘 굴러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이 조금 더 자세히 보였다. 그저 학생이란 집단으로 뭉쳐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보기 시작하자 조금 더 학생들이 가깝게 느껴졌다. 그들을 대하기가 한술 편해졌다.

교육이란 큰 카테고리 안에서 일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는 지금의 학생들이 이 캠퍼스에서 받은 교육과 비슷한 교육을 받았기에 그들의 갈증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특히, 수업을 힘들어하거나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은 아픈 자식처럼 느껴진다. 어른들 눈에는 남들 다 하는 대학생활이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청춘들이다.

조교로 일한 지 1년. 13학번을 새내기로 맞았다. 이번 새내기들이 가진 12학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그들을 보며 그들이 이 대학에 오며 품었을 꿈들을 생각한다. 1년의 시간이 지나 이제는 조교란 어떠해야 하는 가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든다. 학생들에게 조교란 응원자여야 하지 않을까. 스펙을 쫓아, 학점을 쫓아 힘들고 지칠 학생들에게 응원자이고 싶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응원밖에 없는 지도 모르지마는. 넘기 힘든 벽처럼 보이는 세상 앞에 그대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