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공중전화에 여러 기능을 조합하면 시민들과 밀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사진은 우리학교 정문 앞 대학로에 위치한 ATM기와 공중전화를 조합한 부스.

스마트폰이 나날이 주목을 끌수록 사람들에게서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이 있다. 바로 공중전화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신수단으로 이용되던 공중전화는 현재 말 그대로 ‘추억’이 되어 가는 중이다.

부대신문에서 조사한 결과, 정문 앞에서 부산대 지하철역에 이르는 대학로에 설치된 공중전화는 모두 16대였다. 특히 부산은행 사거리와 부산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공중전화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창민(기계공 2) 씨는 “공중전화를 쓸 일이 없으니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도 공중전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2002년 약 14만 대였던 공중전화는 2009년 9만 5천여 대, 2012년 약 8만 대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공중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KT링커스 천영미 과장은 “매년 수백억의 적자가 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안나는 곳은 철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전파연구실 정훈 부연구위원은 “전화를 비롯한 통신은 현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통화가 필요한 긴급 상황이거나 저소득층일 경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중전화는 보편적 통신 서비스(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요금으로 양질의 기본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공중전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 재팬과 NTT동일본은 지난 달부터 내년 2월까지 도쿄 도내 약 1천200개의 편의점에 공중전화를 설치키로 했다. 동일본 대지진 경험으로 재난 상황에서 먹통이 되는 이동전화보다 공중전화가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훈 부연구위원은 “공중전화 이용이 적어지면 단지 수익이 줄어들 뿐”이라며 “공중전화 자체가 가지는 효용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중전화가 조금 더 시민들과 밀착성을 가지고 통신수단으로서 제 기능을 하려면 다양한 변신이 필요하다. 윤성오(단국대 공공관리) 교수는 “공중전화를 단지 음성통화 용도로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담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공문서 발급기능이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기능 등을 결합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미 과장은 “대학로 근처 공중전화에 대학문화 공간 소개 기능을 겸비한 ‘대학 문화알리미’를 설치해 이용률을 높이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학교 대학로 스타벅스 앞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도 IBK 기업은행과 제휴해 ATM 기능을 복합하도록 하고 있다.

공중전화 자체의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성오 교수는 “아무리 공공사업이라도 수익성이 있어야 더 나은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버스 정류장과 같은 부스 광고를 이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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