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 정향교(경제) 강사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애심에 호소하며, 그들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를 말하지 않고 그들 자신에게 유리함을 말한다.”

경제학, 하면 떠오르는 인물 애덤 스미스의 저서 <국부론> 중 가장 유명한 구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애덤 스미스와 그의 사상을 자유방임주의와 냉철한 시장중심주의만으로 한정짓게 되는데, 이는 애덤 스미스에 대한 큰 오해라고 정향교(경제) 강사는 말한다.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을 연구하던 시절은 1700년대 영국이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대영제국을 세운 후였다. 당시 사회는 상업을 중시하는 중상주의가 성행했는데, 애덤 스미스는 국가의 철저한 개입 때문에 합리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비판하는 논리를 세웠다.

정향교 강사는 “이에 대안을 내세운 것이 인간의 본성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자연적 자유체제’ 이론이다”며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자신의 유토피아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애덤 스미스는 제일 먼저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그는 인간을 ‘동감(同感)하고 고뇌하는 동물’로 설정했으며, 주체적으로 선택하려는 의지를 보편적인 인간상으로 생각했다. “그는 경제학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자였다”며 “이성적인 인간상을 바탕으로 한 것을 보면 고대 철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정향교 강사는 말했다. 그의 이론을 공부하며 주의할 것은 애덤 스미스가 말한 ‘이기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탐욕이 아닌, 자신의 의지를 이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라는 것이다.

<국부론>에서 애덤 스미스는 도덕론을 토대로 재화와 부의 흐름 뿐만 아니라 이를 통제하는 국가의 행정법, 윤리의 이상적인 모습까지 제시한다. 이런 점에서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가 아닌 ‘현대사회세계의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정 강사는 애덤 스미스가 상상한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 현재에도 국부론을 통해 반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극단적인 시장주의로 치우친 지금, 국부론에서 사회 속의 진정한 ‘인간성’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 강사는 학생들이 <국부론>을 즐기기 위해서 경제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것을 당부했다. 정 강사는 “<국부론>은 다른 경제 이론서들과 달리 인문학적인 요소도 갖고 있다”며 “개론서, 혹은 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국부론>의 많은 양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원할한 이해를 바란다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말하다(윤원근, 신원문화사)>와 같은 해설서를 곁들이고, 애덤 스미스의 진정한 사상을 접하고 싶다면 <도덕 감정론>과 같은 그의 다른 저서들을 함께 읽으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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