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훈련 촉진법에 따르면 ‘직업교육훈련’은 학생과 근로자 등에게 취업 또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 및 태도를 습득⋅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시하는 교육 및 훈련을 뜻한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직업교육을 받는 사람의 수는 적은 편이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업교육 경험 유무’에서‘ 교육훈련 경험있음’에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5.1%에 불과했다.

이는 우리나라 직업교육이 특정 직업군에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단순생산직, 기술직 훈련이 직업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직종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박은행(수원대 석사 수료) 씨의 논문인 ‘초등학생의 일과 직업세계에 관한 인식’에 따르면 ‘정신노동이 좋다’는 항목에 46.5%가 응답해 ‘육체노동이 좋다’에 응답한 16.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육체노동보다 정신노동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홍보실 권오직 차장은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 특정 직업군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조기에 인지시켜주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 류형주 교무팀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직업교육원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업교육을 인문교육과 구별되는 실업교육으로 생각한다. 즉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기능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동윤(정보컴퓨터공 2) 씨도 “직업교육은 단순 육체노동에 대한 교육으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우 국가적으로 아우스빌둥 제도를 통해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 제도는 학생에게 10년의 의무교육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이 끝나는 시점에는 진로를 선택하게 한다. 이후 기업에서 일을 하며 그에 대한 직업교육을 병행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정비공, 미용사 등 기술직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공무원, 경찰 등 대부분의 업종에 적용된다. 이를 통해 경제활동과 직업교육을 병행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양성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우스빌둥과 같이 직업교육의 대상을 확대해 이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 옥준필 부연구위원은 “직업교육은 단순기능직부터 전문적인 범위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며 “문화적 차이를 무시하고 선진직업교육훈련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단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진다면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은 물론 직업 자체에 대한 인식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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