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지

선선한 가을이 부쩍 짧아지고 겨울이 금세 찾아왔다. 환절기라 그런지 강의실이나 도서관에 있으면 재채기 소리가 유난히 많이 들린다. 유감스럽게도 감기는 우리가 연약하다는 것을 너무도 쉽게 알아차린다. 필자도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콧물이 시도때도없이 나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채로 하루를 보냈다. 건강한 청춘의 면역력이 감기를 낫게 해줄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저버리고 나서야 늦게나마 약을 지어먹었다. 하지만 이제 약도 별로 효력이 예전 같지 않다. 처음에 먹었을 땐 단 하루 만에 몸이 거뜬해 지는 것 같더니 이제 비타민을 먹는 수준에 그쳐버렸다. 내성이 생긴 것이다.

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더욱 독한 약을 찾아 헤매야만 할까? 그것보다 더욱 간단한 방법이 있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그런 해결책은 아니지만, 예방하면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스스로 좋은 습관이라는 약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비단 감기뿐만이 아니다. 혁혁한 업적을 쌓은 빌 게이츠 또한 습관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다시금 깨우쳐주었다. “성공으로 가는 열쇠는 좋은 습관에 있다”고 빌 게이츠는 말 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사소한 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생의 정점에 무엇을 세우겠는가?’라고 묻는다면 누군들 ‘행복’이라고 답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하면 더욱 성공할 거야, 더 성공하면 더욱 행복해 지겠지’의 공식을 깨뜨리고 작은 습관을 통해 행복에 닿을 수 있다. 고깃집에 가면 고기를 굽는 판을 바꾸듯이 우리는 이미 새까맣게 타버린 허술한 생각의 밑받침을 갈 때가 되었다. 타서 연기가 나는 밑받침이 우리의 생각을 지탱하고 있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 긍정심리학자 숀 어커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두뇌를 단련시키면 행동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고 주장한다. 물론 경험적 데이터라는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말이다. 숀 어커가 말하는 작은 습관이 무엇인지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가 말하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사소한 습관들 중 하나는 감사함을 느낀 세 가지 일을 매일 다르게 적는 것이다. 낙엽이 날리는 광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해도 좋다, 두 다리로 강의를 듣기 위해 뛰어갈 수 있음에 감사해도 좋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일 동안 하루 2분 투자로 우리는 두뇌를 긍정적으로 단련시킬 수 있다고 한다. 겪은 일을 다시 한 번 적음으로써 두뇌가 단련되는 것이다.

같은 불쾌한 경험일지라도 두뇌가 건강한 방향으로 단련된 사람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다르게 가질 수 있다.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 두뇌가 단련된 사람들은 자신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두 눈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순간이 자신에게 특별하고도 소중하고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모진 비바람을 뚫으며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이 과정을 좀 더 성공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우리를 단련시키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 존재하는 온갖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가 절망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좋은 습관이란 약은 아주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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